사회앵커: 엄기영,김은주

신촌 연세대학교 주변 복구 활기,평온 되찾아[최장원]

입력 | 1996-08-21   수정 | 1996-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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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복구 활기 신촌 ]

● 앵커: 오늘 서울 신촌 연세대학 주변은 오랜만에 평온을 찾았습니다.

아직도 메케한 최루가스야 곧 걷히겠습니다만은 그러나 연세대 그 옛 모습은 과연 언제쯤 되찾을 수 있을런지 청소를 하다가도 아득한 느낌이 듭니다.

최장원 기자의 보도입니다.

● 기자: 열흘만의 등교, 최루가스와 화염병에 그을렸던 교정에 모처럼 환한 햇살이 비쳤습니다.

이른 아침부터 학교를 찾은 학생들은 처음엔 낯선 듯 했지만 백약로며 독수리상이며 이내 정답게 다가왔습니다.

굳게 잠겼던 도서관 문도 다시 열렸습니다.

그러나 아직도 교정을 걸을 때마다 코끝이 메워옴을느끼며 학생들은 상처 입은 캠퍼스에 가슴이 아파집니다.

● 임승신 (연세대 독문과): 속상하지요.

지금 속상해서 학교 온건데…

● 기자: 수 십 년간 쌓아온 연구실적 자료가 없어진 교수들의 마음은 더욱 무겁습니다.

비교적 피해가 적은 인문관과 사회관의 교수 연구실 곳곳에서는 연구자료를 담은 컴퓨터가 고장 나거나 연구 자료가 사라졌습니다.

피해조사가 끝나지 않아 본격적인 복구 작업은 아직 시작되지 않았습니다.

부서지고 멍든 학교를 보듬기 위해 학생들이 팔을 걷어 부쳤습니다.

60여명의 자원봉사자는 교내 곳곳에 쌓인 쓰레기를 쓸어내고 화염병 조각을 주워 담았습니다.

● 자원봉사 학생 1: 차마 눈뜨고는 이게 우리 학교다라고 바라 볼 수 없을 정도로 폐허가 됐고…

● 자원봉사 학생 2: 이게 학교인가 싶고 왜 이렇게 됐나 싶더라고요.

● 기자: 쓰러진 공중전화 부스도 다시 일어섰습니다.

그러나 폐허가 되다시피 한 종합관 건물은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할지 막막하기만 합니다.

문을 닫았던 학교 앞 상점과 식당들도 오랜만에 활기를 띠었습니다.

막혔던 교통도 뚫렸고, 신촌거리엔 모처럼 음악이 흘렀습니다.

● 송신자氏 (인근식당 주인): 장사도 못하고 있다가 이제 데모가 끝났으니까 이제는 장사도 좀 해야죠.

● 기자: 열흘만의 평온, 학생과 시민의 얼굴에는 이 평온이 깨지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 어느 때보다 간절했습니다.

MBC 뉴스, 최장원입니다.

(최장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