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앵커: 이인용,김지은

조선족 박진삼 부부, 한국인들에게 사기 당해 가정 파탄[조동휘]

입력 | 1996-12-02   수정 | 1996-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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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당했다]

● 앵커: 한 조선족 부부가 4년 동안 어렵게 일하면서 모아 중국에 부친 돈을 한국인 취업 사기꾼에게 날리고 또 국내 공사장에서도 임금을 제대로 받지 못해 쓸쓸히 고국을 떠나야 하는 딱한 사연이 있습니다.

● 기자: 조선족 박진삼 씨는 억울함을 참지 못해 오늘도 중국인노동자센터를 찾았습니다.

박 씨는 지난 92년 두 자녀를 고향에 놔둔 채 부인과 함께 입국해 박 씨는 막노동을, 부인은 식당일을 하며 갖은 고생을 마다하지 않았습니다.

이렇게 해서 4년 동안 3천만 원을 모았습니다.

이만하면 중국에서 기반을 잡고 살 수 있다는 희망도 잠깐, 고향에 부친 돈을 친척들이 모두 한국 사기꾼들에게 털렸다는 소식에 박 씨 부부는 땅이 꺼지는 듯했습니다.

● 박진삼 씨: 한국 나간다고, 처남하고 동서하고 해서 보냈거든.

그래 한사람이 5백씩 줬다고요, 한국 돈 5백이면 어떻게 되요?

그건 평생 벌어도 못 번단 말이지.

● 기자: 부인 이 씨는 충격에 몸져누웠고 친척들에게 돈을 빌려 준 아들은 가출해 온 집안이 풍비박산이 났습니다.

모국 사람들의 비정함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습니다.

이번에는 박 씨가 일한 건설현장의 고용주가 박 씨가 불법 취업자란 약점을 이용해 밀린 임금 3백만 원을 떼어먹고 심지어 폭행까지 했습니다.

● 박진삼 씨: 2개월 있다가 다시 전화했어요.

전화를 금방 받지를 않고 받으면 욕사발이고, 중국까지 쫓아가서 죽여 버리겠다고.

● 기자: 2번씩이나 한국인에게 사기를 당하고 깨진 박 씨 부부의 꿈, 풍요와 기회의 땅으로 여겼던 고국이 박 씨 부부에게 남긴 것은 핏줄에 대한 사무치는 배신감과 깨져버린 가정뿐입니다.

MBC뉴스 조동휘입니다.

(조동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