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앵커: 이인용,김지은

[카메라 출동]세관의 묵인 아래 면세점 고가 물품 다량 유출[김주태]

입력 | 1996-12-02   수정 | 1996-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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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 출동][면세품 새나온다]

● 앵커: 외국인이나 외국으로 나가는 사람들이 이용하는 면세점의 물품이 밖으로 새나가고 있습니다.

그것도 값비싼 국내물품이 조직적으로 또 다량으로 흘러나오고 있습니다.

더 큰 문제는 이런 일이 세관의 묵인 아래 이루어지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 기자: 보기만 해도 눈이 부시는 호화로움의 극치, 물건만 놓고 보자면 세계 최고의 물건이 모이는 곳이 시내 면세점입니다.

이곳에는 우리가 시장이나 백화점에서는 쉽게 접할 수 없는 상상을 뛰어넘는 값비싼 물건이 적지 않습니다.

"아마 1억 4천만 원 정도 할걸요."

그러나 이곳은 아무나 이용하는 곳이 아닙니다.

또 원하는 대로 물건을 살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 김주현 화물과장(서울세관): 구매한도는 2천불까지고, 보석이나 시계 류 등은 개당 5백 불까지로서 출국하지 않는 내국인은 수입물품이든 토산품이든 구매가 불가능합니다.

● 기자: 그러나 이 같은 조건은 시내면세점 어느 곳에서도 제대로 지켜지지 않습니다.

시내의 이 면세점은 내국인을 위한 장사를 과연 어떻게 하고 있는지 한번 들어가 보겠습니다.

"내국인들이 오셔서 팔기는 하는데요.

원래는 못 팔게 돼 있어요."

마음만 먹으면 인삼제품, 스카프, 수입브랜드 티셔츠 등 외국 물품, 토산품 어느 것이나 쇼핑이 가능하고 현장에서 직접 건네받을 수 있습니다.

물론 이 모두가 탈법행위입니다.

그러나 이는 시내 면세점들의 일상적인 탈법사례에 불과합니다.

정작 더 큰 문제는 값비싼 수입물품이 다량으로 밖으로 유출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 면세점 직원: 이름하고 여권 변호하고 전부 해가지고 그 사람은 아무 것도 안사고 비행기로 날아가 버리면 여기서는 초콜릿 하나 사가지고 갔다 해도 그걸 확인할 수가 없지요.

● 기자: 이는 시내 면세점 전체 매출액의 20∼30%에 이르는 엄청난 양입니다.

더욱 놀라운 일은 관련 공무원의 적극적인 묵인 하에 이 같은 일이 조직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는 의혹입니다.

● 면세점 직원: 사례하고 완결 처리하죠.

사례금은 면장 금액의 7∼ 10% 될 거예요, 아마.

어느 면세점이나 마찬가지예요.

자기들이 (담당세관원) 제시한 금액이에요.

자기네들도 자리를 (걸어놓고) 한다는 거죠.

● 기자: 이들의 단골 고객은 전·현직 고위 공직자 부인에서 의사, 변호사 부인, 유명 탤런트 등 다양합니다.

● 면세점 직원: 어느 면세점에 갔다 찾는 물건이 없으면 그 옆 면세점으로 가고...

다 자기네들 맘대로 휘두를 수가 있지요.

● 기자: 시내 면세점에서 구입한 물건은 비행기를 타기 직전 반드시 그 인도장에서 건네받아야만 합니다.

● 세관직원: 일일이 (물건과 면장을) 다 대조하기 어렵다.

● 정응상 화물계장(김포세관): 김포세관으로 보세운송되는 건수만 해도 약 5∼6백건에 다다릅니다.

이 많은 물량을 저희 직원이 일일이 보세운송을 한다든지, 호송한다든지 하는 것은 인력난뿐만 아니라 교통난 때문에도 거의 불가능한 상태입니다.

● 기자: 관리상의 허점을 틈타 불법을 부추기는 공무원, 극도의 허영심에 사로잡힌 부유층 그리고 잇속에만 매달리는 면세점이 함께 만들어낸 탈법의 현장입니다.

카메라 출동입니다.

(김주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