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앵커: 이인용,김지은
[시청자 리포트]이한우씨 체류 18년 동안 느낀 한국.한국인[이한우]
입력 | 1996-12-06 수정 | 1996-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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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18년 살다보니…]
● 앵커: 이번에는 시청자가 직접 뉴스를 만들어보는 시청자 리포트 시간입니다.
그저 한국이 좋아서 귀화했다는 독일태생의 이한우 씨가 18년 동안 살면서 느낀 한국과 한국인을 전해드립니다.
● 이한우 씨: 저는 지금 아름다운 경희루 앞에 서 있습니다.
옛 건물 그대로 잘 복원돼 있지만 여기는 조선왕조의 그 매력적인 정취를 느끼기가 참 어렵습니다.
외형적인 복구는 이루어졌지만 내부에는 당시의 생활과 조상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가구 같은 생활용품이 하나 없습니다.
문을 열어보면 휑하니 텅 비어있거나 못쓰게 된 가로등이 방치돼 있습니다.
매력적이고 독특한 한국 궁중문화에 대한 애착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세심한 배려가 아쉽습니다.
다리의 돌멩이 하나에도 완벽한 조화를 추구했던 한국의 선조들.
그러나 끝마무리가 제대로 되지못해 흉하게 패어버린 신축 보도블록에선 조상들의 장인정신을 찾아볼 수 없습니다.
이처럼 사소한 환경에 대해서 조금만 더 정성을 기울인다면 훨씬 더 매력적이고 아늑한 도시환경을 가질 수 있을 거란 아쉬움이 듭니다.
서울의 대표적인 교통체증 구간인 청계천로, 불법주차한 차들과 무단횡단을 하는 사람들로 출퇴근 시간뿐만 아니라 하루 종일 혼잡합니다.
여기는 보시다시피 이렇게 불법 주차하는 차량이 너무나 많습니다.
이렇게 교통질서가 확립되지 않은 이유는 제가 생각할 때 주차위반을 해도 재수만 좋으면 걸리지 않을 수도 있다는 생각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독일인들이 질서를 비교적 잘 지키는 이유는 위반을 하면 반드시 불이익을 당하기 때문입니다.
철저한 단속과 규칙을 지키지 않으면 예외 없이 응분의 대가를 치르게 된다는 의식을 심어줄 필요가 있습니다.
저는 한국 음식에 반해버린 사람입니다.
그런데 한국음식이 맛과 영양 면에서 세계적인 수준임에도 불구하고 피자나 햄버거처럼 세계적인 시장을 확보하지 못하는 이유는 마케팅 전략의 부재라고 생각합니다.
깔끔한 식당 분위기, 종업원들의 매너 있는 서비스, 먹기 편한 메뉴의 개발, 한국음식의 독특성에 대한 홍보만이 한국의 음식문화를 세계무대로 끌어 올릴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의 역사, 문화, 환경에 대해 적극적인 애착을 가져야 만이 한국의 5천년 역사에 격이 맞는 무한한 잠재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입니다.
지금까지 이한우가 말씀드렸습니다.
(이한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