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앵커: 이인용,김지은
아가동산 내부 각종 행사 촬영 화면 공개[박장호,박성제]
입력 | 1996-12-13 수정 | 1996-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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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란의 집단의식]
● 앵커: 아가동산 측은 어제 검찰의 발표와는 달리 아가동산 내에서 3명을 살해한 적이 없으며, 종교집단도 아니라는 내용의 해명서를 발표했습니다.
그렇지만 오늘 MBC 취재진이 입수한 아가동산 내부의 각종 행사 촬영화면은 아가동산측이 교주 김기순 만을 철저히 숭배하는 유사종교집단임을 생생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두 기자가 차례로 전해드립니다.
● 기자: 아가동산의 종교의식중 하나인 이른바 사랑의 문 열기 행사를 촬영한 화면입니다.
찬송가가 울려 퍼지는 가운데 사랑호라는 이름의 꽃가마를 탄 아가동산 교주 김기순이 등장합니다.
젊은 남자신도들이 김 씨를 호위하고 있습니다.
확성기에서는 교주에 대한 믿음을 확인하는 찬가가 되풀이됩니다.
신도들이 눈물을 흘리면서 열광합니다.
교주 김 씨가 환호하는 신도들 사이를 행진합니다.
"아가야께서 이 땅에 오셨도다.
오! 아가야여 영광을 받으소서."
신도들이 이른바 승리의 춤을 춥니다.
교주가 이 땅에 온 것을 찬양하는 춤입니다.
꽃다발을 받아든 김 씨의 설교가 시작됩니다.
"피땀 다 흘려가며 가진 것 다 자연에 바친 것이 곧 신나라입니다"
2시간 동안의 행사는 교주 김기순에 대한 숭배만으로 채워졌습니다.
아가동산의 종교의식은 신도들이 교주 김 씨에게 큰절을 올리는 것으로 마무리됩니다.
아가동산 교주 김기순, 그녀는 결국 이 같은 신도들의 절대적인 복종을 바탕으로 지난 14년 동안 신보다 더 높은 자리에서 자신만의 왕국 신나라를 건설해왔습니다.
MBC뉴스 박장호입니다.
● 기자: 아가동산의 가을 체육대회 모습입니다.
나이 많은 남녀 신도들이 색동옷을 입고 춤을 추고 있습니다.
교주 김 씨는 금빛 드레스에 왕관을 쓰고 화려한 의자에 앉아 흐뭇한 표정으로 바라봅니다.
분위기가 무르익으면 김 씨가 여의봉을 들고 운동장으로 천천히 걸어 나갑니다.
야릇한 분위기의 음악이 흐르고 김 씨가 차례로 머리를 만지자 신도들이 흐느끼면서 절을 올립니다.
흥분한 한 신도는 아예 마이크를 들고 울부짖습니다.
"한사람도 빠짐없이, 먼저 되고 나중 되는 자 없이.
사랑의 역사여, 아가야! 사랑해주세요."
선글라스를 낀 김 씨가 신도들과 어울려 한바탕 춤을 춥니다.
● 교주 김기순: 해마다 이런 역사가 무의식중에 지나왔지만 정처 없이 걸어온 길 어언 십년인가.
● 기자: 저녁이 되자 강당에서 연극이 공연됩니다.
아가동산의 지난 10년간의 역사를 차례로 설명하는 내용입니다.
연도별로 10여 편의 연극이 계속되지만 모든 연극의 주인공은 항상 교주 김 씨입니다.
김 씨는 연극이 바뀔 때마다 옷을 계속 갈아입고 나와 가운데서 춤을 춥니다.
아가동산 집단행사의 특징은 반드시 음악과 춤이 동원된다는 점입니다.
신도들은 때론 흥겹게 때론 구슬프게 혼을 빼놓는 음악에 이끌려 자연스럽게 의식의 주인공인 교주 김 씨에게 충성을 맹세하게 됩니다.
MBC뉴스 박성제입니다.
(박장호, 박성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