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앵커: 엄기영,백지연

여의도 쌍둥이빌딩, 천연기념물 황조롱이 한쌍 둥지 틀어[이보경]

입력 | 1996-06-13   수정 | 1996-0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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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 속 황조롱이]

● 앵커: 잠시 뉴스 분위기 좀 바꿔 보겠습니다.

차도 많고 빌딩도 많은 서울 여의도에 천연기념물 황조롱이 한 쌍이 둥지를 틀었습니다.

여의도 쌍둥이 빌딩에서 황조롱이 새끼가 알을 깨고 나오는 장면을 촬영했습니다.

이보경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 기자: 매 과에 속하는 황조롱이 한 쌍이 둥지를 튼 곳은 쌍둥이 빌딩 옥상 층입니다.

황조롱이가 비둘기를 내쫓고 이곳을 차지한 건 지난 4월, 얼마 후 알 4개를 낳았습니다.

먼저 알 2개가 부하되고 있습니다.

나머지 알 2개 중 하나는 무정란이었던지 새끼는 모두 3마리가 나왔습니다.

어미 황조롱이와 등이 더 검은 아비 황조롱이가 번갈아가며 새끼들을 부지런히 먹이고 품어줍니다.

오르르 떨면서 먹이에 달려드는 새끼들의 모습이 앙증맞습니다.

● 김상균 씨(LG직원): 보아하니 지금 10일 정도 됐는데요.

성장 속도가 굉장히 빠르더라고요.

● 윤무부 교수(경희대): 이런 희귀한 새들이 도시에 와서 사는 것은 정말 생태계에 아주 좋은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 기자: 황조롱이는 천연기념물 323호입니다.

참새와 쥐를 먹이로 합니다.

예전에는 농촌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새였습니다.

그러나 산림파괴와 농약오염 등의 각종 공해로 참새와 쥐는 농촌보다는 도시의 쓰레기더미에 더 많아졌습니다.

빌딩에 둥지를 튼 황조롱이는 먹이를 찾아 농촌에서 서울로 피난 온 셈입니다.

도시에서 먹이를 구하게 된 황조롱이들이 도시의 공해까지 이겨내면 번성해 갈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MBC뉴스 이보경입니다.

(이보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