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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3년 만에 가장 따뜻한 겨울…"얼음 구경도 못 해"

113년 만에 가장 따뜻한 겨울…"얼음 구경도 못 해"
입력 2020-01-30 20:25 | 수정 2020-01-30 2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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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오늘 서울의 기온이 영상 10도 넘게 오르면서 3월 중순 같은 포근한 봄 날씨를 보였습니다.

    기상 관측이 시작된 이래, 이번 처럼 따뜻한 겨울은 처음이라고 하는데, 한강에선 얼음 한 조각 찾아보기 힘들다고 합니다.

    이례적인 한겨울 한강의 모습을 김윤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남한강과 북한강이 만나는 양평 두물머리의 모습입니다.

    봄날같이 따스한 햇살에 푸른 물결이 넘실댑니다.

    어느 곳을 둘러봐도 눈과 얼음을 찾아볼 수 없습니다.

    지난해와 재작년에 촬영한 영상과 비교해 보면 올해 한강이 얼마나 특이한지 알 수 있습니다.

    예년 이맘때 두물머리는 온통 얼음으로 덮였습니다.

    [심미녀]
    "너무 좋네요. 날씨가 따뜻해서. 완전 봄이 온 것 같아요."

    강의 가장자리조차 얼지 않는 희한한 겨울 풍경.

    주민들은 이런 장면은 올해가 처음이라고 말합니다.

    [서문숙]
    "20년 전에는 저기 다 걸어 다녔어요. 꽁꽁 얼어서. 올해 처음으로 안 얼었어요."

    한강을 따라 서울 도심 구간으로 들어섰습니다.

    시원하게 물살을 가르며 한강 한가운데로 나갔습니다.

    이곳은 공식적으로 한강의 결빙을 관측하는 한강대교 교각 아래입니다.

    이번처럼 얼음이 얼지 않은 건 2006년 이후 처음입니다.

    물이 얼마나 따뜻한지 온도계로 수온을 재 봤습니다.

    영상 4.7도, 관측 이후 최고 수준으로 높았습니다.

    겨울에는 한강의 얼음을 깨는 게 일이었던 수난구조대는 올겨울엔 그런 수고를 덜었다고 말합니다.

    [이용선/여의도수난구조대 구조대원]
    "(얼음을) 깨놓은 상황을 유지하는 게 되게 힘듭니다. (그러면) 구조가 더뎌져서 희생이 발생되는 경우 마음적으로 힘들고요."

    취재팀은 한강 하구의 한 포구에 이르렀습니다.

    겨울마다 이곳은 유빙으로 가득해 북극해 같았지만, 오늘은 얼음조각 하나 찾아볼 길 없습니다.

    이맘때 한창 숭어잡이에 나서야 할 배들이 이렇게 포구에 정박해 있습니다.

    이 숭어 잡이용 그물도 올겨울에는 한 차례도 펼치지 못했습니다.

    어민들은 유빙이 없어 숭어가 안 잡힌다며 한숨입니다.

    [고현식/한강어촌계장]
    "거의 망했죠. 유빙이 한번도 나타나질 않았어요. 고기를 지금 유빙이 없어서 못 잡는 거에요."

    이달 들어 전국의 평균 기온은 예년보다 3.7도나 높아 기상관측 이후 최고기록을 경신했습니다.

    제트기류가 예년보다 북쪽으로 치우쳐, 북극한파의 남하를 가로막고 있는 게 원인으로 분석됩니다.

    상류부터 하류까지 푸른 물결만 넘실대는 겨울 한강.

    기상청은 다음 주 반짝 한파가 예상되지만, 이상고온 현상은 2월에도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MBC뉴스 김윤미입니다.

    (영상취재: 이상용, 송록필 / 영상편집: 김하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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