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찍을 장면 미리 다 그려져 있어…이래서 '봉테일'

찍을 장면 미리 다 그려져 있어…이래서 '봉테일'
입력 2020-02-10 19:59 | 수정 2020-02-10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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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이런 봉준호 감독을 대표하는 별명은 바로 '봉테일'입니다.

    봉 감독의 이름과 영어 '디테일'이란 단어를 합친 말인데요.

    작품 속에 숨어 있는 그의 세심하고 치밀한 연출들이 모여서 아카데미 4관왕이라는 대기록을 만들어 냈습니다.

    이어서 황의준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지난 2003년 개봉한 '살인의 추억'.

    봉준호 감독의 두 번째 작품으로, 누적 관객 525만이란 기록과 함께 '봉테일'의 면모를 세상에 알렸습니다.

    화성연쇄살인사건을 다루며 봉준호 감독은 시대 배경인 1980년대 분위기를 살리기 위해, 담배나 약품 같은 작은 소품에 하나하나에 신경을 쓴 것으로 유명합니다.

    특히 봉 감독은 누구도 관심을 두지 않을 것 같은 소품, 이를테면 주인공 형사가 들고 다니는 수첩까지도 고집스러운 감각으로 세심하게 준비했습니다.

    [류성희/'살인의 추억' 미술감독]
    "시나리오에는 '그 형사 수첩이다'라고 묘사가 됐지만, 이제 감독님은 거기에 (꼭) '농협 마크'가 찍힌 다이어리여야 한대요."

    봉테일의 명성은 '기생충'을 촬영하기 전 배우와 스태프들에게 나눠 준 스토리보드에서 고스란히 확인할 수 있습니다.

    봉 감독이 직접 시나리오를 그림으로 옮긴 건데, 인물의 대사와 동작, 소품 등 웬만한 만화책 이상으로 꼼꼼히 그려졌습니다.

    영화를 찍기 전 모든 장면 하나하나를 빈틈없이 구상한 뒤 촬영에 들어가는 건데, 실제 영화 장면과도 전혀 차이가 없을 정도입니다.

    [틸다 스윈튼/'설국열차' 주연배우]
    "(봉준호 감독의 별명을 알고 계신가요?) 봉테일. 알고 있다. 좋은 별명이에요. 그는 항상 세밀해요."

    [봉준호/감독]
    "불안함을 없애기 위해서 스토리보드를 많이 그리는데, 스태프들도 좋아해요. 나눠주면. 같이 머릿속에 같은 그림을 그리며 일할 수 있죠."

    그러나 봉 감독은 이렇게도 말합니다.

    촬영장에서 배우들의 생생한 몸짓과 스태프들의 말 못할 고민을 통해 자신이 만든 시나리오와 스토리보드를 뒤바꿀 수 있을 때 연출다운 연출을 한 것이라고 고백했습니다.

    이제 세계적으로 유명해진 별명 '봉테일'은, 배우 스태프들을 믿고 의지하는 촬영 현장에서 완성돼왔던 것입니다.

    MBC뉴스 황의준입니다.

    (영상편집: 위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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