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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빈
1년 내내 새벽 배송했는데…"근무 강도 낮았다"는 쿠팡
입력 | 2021-03-08 20:10 수정 | 2021-03-08 2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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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쿠팡에서 1년 내내 새벽 배송을 해왔던 40대 노동자가 숨진 채 발견이 됐습니다.
가족은 지방에 두고 혼자 서울에서 고시원 생활을 하고 있었는데요.
1차 부검 결과, 전형적인 과로사 증상이죠.
뇌출혈이 발생한 것으로 나왔습니다.
정상빈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쿠팡 배달 노동자 48살 이모 씨가 지난 6일 서울의 한 고시원에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혼자 살던 이 씨에게 연락이 안 되자 지방에 사는 가족들이 경찰에 신고한 겁니다.
이 씨는 일주일 전 쿠팡에서 일한지 1년 만에 처음으로 가족 여행을 가기로 했었는데, 이 여행도 취소했습니다.
당시 이씨는 ″도저히 힘들어서 여행을 갈 수 없을 것 같다. 고시원에서 쉬고 싶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렇게 쉬던 이 씨는 결국 일어나지 못했습니다.
이 씨는 1년 내내 밤 9시부터 아침 7시까지 새벽에만 일했습니다.
부검 결과 의사는 뇌출혈과 심장 혈관이 부어있다는 1차 소견을 내놨습니다.
과로사의 전형적인 증상이라는 게 전문가들 의견입니다.
[최민/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전문의)]
″(과로사는) 대부분 뇌심혈관질환으로 인한 사망인 것이죠. 야간노동, 교대노동을 했다는 것 자체가 또 뇌심혈관질환에 부담요인이 더 추가가 되는 거거든요.″
쿠팡측은 즉시 입장문을 냈습니다.
애도와 위로를 표한다는 건 두 문장 뿐, 나머지는 과로사가 아니라는 주장으로 채워져 있습니다.
사망 당시엔 휴가와 휴무 상태였다.
고인의 주당 평균 근무일은 4일이고, 주당 근무 시간은 약 40시간으로 사회적합의기구의 권고에 비해서도 근무 강도가 낮았다는 겁니다.
택배기사들은 완전히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합니다.
매일 1시간씩 무급 휴식 시간이 있지만 그 시간에 쉴 수 있는 배달기사는 없고,
[정진영/공공운수노조 쿠팡지부장]
″그 평가로 계약 연장, 정규직 전환, 승급 승진 등이 이뤄집니다. 쿠팡 친구 대부분은 무급으로 배송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주당 4일 근무 했다는 것도 설날 연휴에다 이 씨가 1년만에 낸 휴가 등을 포함해 꼼수로 계산했다는 겁니다.
[진경호/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위원회 집행위원장]
″직접적 사인이 뇌출혈과 심장 질환이라는 1차 소견에 비추어보면 고인의 죽음은 명백한 과로사로 규정할 수 있다는 것이…″
쿠팡에서 최근 1년 동안 숨진 직원은 모두 7명.
이 씨가 발견되기 바로 전날에도 배달 기사를 관리하는 40대 직원이 밤 11시에 퇴근한 뒤 쓰러져 숨졌습니다.
쿠팡은 이번주 뉴욕증시에 상장되면서 시장가치가 최대 56조 원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노동자들의 잇따른 죽음에 외신들도 지속적인 성장에 의문을 제기하는 상황.
쿠팡은 줄곧 과로사가 아니라는 주장에 가장 힘을 쏟고 있습니다.
MBC뉴스 정상빈입니다.
(영상취재: 장영근 / 영상편집: 이현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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