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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문현
[제보는 MBC] 해외 공모한 설계인데…위험한 "닭장 아파트?"
입력 | 2021-05-29 20:16 수정 | 2021-05-29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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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이번순서는 제보는 MBC입니다.
LH에서 지은 서울의 한 임대아파트에서 주민들이 넘어져 다치는 사고가 자주 일어난다고 해서 가봤는데요.
아파트 복도 외벽이 철망으로 돼 있고 날씨에 따라 막을 수 있는 장치가 없기때문에, 눈비가 그대로 들이치게 되고 미끄러워 넘어지게 되는 겁니다.
외부와의 소통을 위해 이런 설계를 했다고 하는데요.
주민들과의 소통은 잘 안되는 것 같습니다.
주민들은 닭장안에 갇힌 기분이라고 말합니다.
이문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1천 세대가 살고 있는 서울 강남의 한 LH 임대아파트.
복도가 외벽으로 막히지 않고, 철망으로 뚫려 있습니다.
현관문을 열고 나가면 철망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옵니다.
주민들은 이 아파트를 ′닭장′이라고 부릅니다.
[LH 임대아파트 주민]
″나오면 딱 벌써 기분이 나쁘잖아요. 우리가 달구장(닭장)에 갇혀 사는 것 같이.″
눈이나 비가 내리면 철망 사이로 다 들어옵니다.
복도가 미끄럽습니다.
임대아파트에는 노인들이 많이 살기 때문에, 넘어지는 사고가 자주 일어납니다.
[박OO/LH 임대아파트 주민]
″여기서 뒤로 미끄러져 버리니까. 나이 든 사람 잘못하면 여기가 부러진다니까. 여기에 눈이 많이 쌓이고, 여기서는 녹아서 미끌미끌해.″
[강OO/LH 임대아파트 주민]
″어머니가 성격이 급하니까 먼저 나갔는데, 다치고 나서 한 발짝도 못 움직였어요. 그래서 변기도 샀어요. 엄마 간호 때문에. 3개월 동안 꼼짝 못했어 진짜.″
실제로 지난 2년 동안 119구급대가 질병 외 신고로 이 아파트에 출동한 20건 중, 17건이 주민들이 넘어진 사고였습니다.
주민들은 눈비를 막으려고, 자기 돈을 들여 철망을 비닐로 막아놨습니다.
이 임대아파트는 2010년 LH가 해외 공모로 설계했습니다.
설계자는 외부와 소통을 위해 막힌 벽이 아니라 뚫린 철망을 설치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주민들은 벌써 몇 년 전부터 철망을 유리문으로 바꿔달라고 LH에 요구하고 있습니다.
[박OO/LH 임대아파트 주민]
″어떻게 보면 내 처지하고 비슷하지 않나. 비애감이 느껴져요. 그런데 차별을 떠나서 창문이라도 달리면 비도 안 들어오고 낙상할 일도 없고. 그거 이상으로 좋은 게 있겠나.″
LH는 화재가 발생할 경우 연기가 제대로 빠져나가지 않을 위험이 있어 변경이 어렵다는 입장입니다.
하지만 주민들이 궁여지책으로 막아놓은 비닐도 화재에 취약하긴 마찬가지라, 대책이 필요해 보입니다.
MBC뉴스 이문현입니다.
(영상취재: 이준하/영상편집: 김가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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