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박성아

"이제야 체육관 떠납니다"‥지진 4년 만에 벗어난 천막살이

입력 | 2021-10-19 20:21   수정 | 2021-10-19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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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4년 전, 포항을 강타했던 규모 5.4의 지진,

금이 가고 무너진 집에 돌아갈 수 없던 이재민들은 이때부터 체육관에서 텐트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오늘, 1천435일 만에 텐트를 접고 새로운 거처로 짐을 옮겼습니다.

그렇다고 내 집이 생긴 건 아직 아닙니다.

박성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오늘 오전 경북 포항의 흥해 체육관.

지진에 피해를 입고 텐트 생활을 시작한 이재민 9세대가 이불과 가재도구를 치웁니다.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텐트도 철거합니다.

체육관 생활 끝내는 건 무려 4년 만입니다.

[이순오/포항지진 이재민]
″마음이 후련하고. 우울했던 게… 내가 여기, 대피소 왔다 하면 울어.″

지난 2017년 포항을 강타한 지진.

진앙지인 흥해읍 주민들은 하루아침에 집을 떠나 이재민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금이 간 집에 대해 고쳐서 살 수 있다는 판정이 나오면서 집으로 돌아가지 못한 채 직접 피해를 입증해야 했습니다.

[최경희/포항 한미장관맨션 주민대표]
′외부에서는 우리의 사정을 모르고 비난도 많이 했는데, 우리나라는 그렇더라고요… 피해자가 피해를 입증해야 하니까…″

4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이재민들은 이 2평 남짓한 작은 텐트 하나에 의지해 생활해왔습니다.

성인 남성이 편히 눕기도 어렵고 추위와 더위를 막기에도 부족해 잠을 설치는 날이 부지기수였습니다.

[윤성일/포항 지진 이재민]
″여름에도 불편했지만, 모기도 있고 그랬지만…겨울에는 웃풍이 많기 때문에 (많이 힘들었죠.)″

지난해 12월 제정된 지진특별법을 근거로 심층조사를 벌인 끝에 수리가 불가하다는 판정을 받아 보상을 받을 수 있는 길은 열렸습니다.

하지만 보상금이 너무 적어 어떻게 다시 보금자리를 마련해야 할지 막막한 심정입니다.

[전은영/포항지진 이재민]
″일단 (임대 아파트에) 3개월을 보내주신다고 그렇게 얘기하시더라고요. 여기 있는 것보다 그쪽으로 가는 게 낫겠지만, 거기도 보장이 돼 있지 않은 곳이라…″

삶의 터전을 잃은 지 1,435일.

지진이 남긴 상처가 너무 컸지만, 이재민들은 일상으로 돌아가기 위해 다시 힘을 내고 있습니다.

MBC뉴스 박성아입니다.

영상취재: 최현우/포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