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공윤선

구멍 뚫다 왜 산사태‥"약한 지반에 빨리, 많이 골재 채취?"

입력 | 2022-01-29 20:03   수정 | 2022-01-29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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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사고 당시 노동자들은 골재를 얻기 위한 폭파 작업을 준비하느라 바위에 구멍을 내던 중이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산사태가 일어나듯 60만 톤에 이르는 엄청난 양의 토사가 쏟아져 이들을 덮쳤습니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진 건지 사고 원인을 공윤선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삼표 산업이 골재를 채취하던 거대한 바위 계곡.

28살 정 모씨 등 작업자 2명이 자갈을 채취하기 위해 비탈 면에 구멍을 뚫기 시작했습니다.

바위에 구멍을 뚫을 때 사용하는 천공기 2대가 동원됐습니다.

자갈 등 골재는 단단한 바위 속에 화약을 집어 넣은 뒤 폭파를 시켜 얻게되는데, 화약을 넣는 구멍을 뚫고 있었던 겁니다.

그리고 인근에선 또다른 작업자인 55살 김 모씨가 굴삭기로 돌을 쪼개고 있었습니다.

이렇게 3명이 한창 작업에 몰두하던 10시 8분, 돌 산 정상에서 갑자기 산사태가 일어나듯 거대한 흙더미가 20미터 가량 무너져 내려와 이들을 덮쳤습니다.

소방당국이 추정한 토사 양은 30만 세제곱미터, 약 60만여 톤에 이르는 어마어마한 양입니다.

[안상진/양주소방서 지휘조사팀장]
″계단식으로 이렇게 파서 내려가는 형식입니다. 그리고 벽을 뚫다가 (돌 산)맨 꼭대기에 있는 토사가 내려와서 매몰된 것으로‥″

사고 현장 사진을 본 전문가는 ″당시 현장의 지질 상태가 약해 보인다″며, ″이런 상태에서 발파 작업에 나설 경우 토사가 무너져 내릴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최명기 교수/대한민국산업현장교수단]
″무너졌다는 곳 (흙 색깔이) 황토색이라는 이야기는 풍화암, 그러니까 약간 힘을 못 받는 암이에요. 쉽게 무너질 수 있는 흙인 지 아닌지를 그게 (점검이) 좀 안됐던 거 같아요.″

그러면서 기존 발파 작업이 과도해 지반이 이미 불안정한 상태였을 가능성도 제기했습니다.

[최명기 교수/대한민국산업현장교수단]
″결국은 빨리 (화약을) 터뜨려야 이제 더 많은 (골재) 양을 갖다가 공사를 할 수가 있는 거니까. 기존에 균열이 가 있던 부분이 깨지면서 아마 (토사가) 슬라이딩이(내려오게) 됐던 이런 걸로 추정되는 사고에요.″

경찰은 매몰자를 포함해 사고 당시 15명의 작업자가 있었다며, 회사측이 많은 양의 골재를 빨리 얻기 위해 무리한 작업을 강행했던 것은 아닌지 조사할 방침입니다.

MBC뉴스 공윤선 기자입니다.

영상취재:김희건 최인규/영상편집:이지영/사진제공:경인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