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김세진, 이다현, 허주희, 이재경, 한범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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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 ▶
6·1 지방선거를 치른 지 한 달 반이 지났습니다.
당선된 이도 있고, 낙선한 후보도 있겠지만 모두가 선거 직후에 한 일이 있습니다.
선거공영제에 따라 선거 때 사용한 비용을 돌려달라고 신청한 겁니다.
물론 이 돈은 세금으로 나갑니다.
◀ 기자 ▶
하지만 선거법 위반 사실이 드러나면 다시 선거비를 내놔야 합니다.
그런데 이 돈을 반환하지 않고 또 선거에 나선 후보자들이 있다고 보도해드렸는데요.
당시 후보들은 당선이 먼저 아니냐, 당선되면 해결방법을 찾겠다, 이렇게 이야기했는데요.
지금은 어떨까요? 다시 찾아가 봤습니다.
◀ 리포트 ▶
이번 지방선거에서 3선 도의원에 당선된 이기찬 의원.
폭력전과를 허위로 기록한 혐의로 2015년 당선무효형을 선고받아 반환해야 할 선거비용이 3천3백만 원이었습니다.
[이기찬/강원도의원 (선거 전)]
<앞으로 어떻게 반납할 계획이신지…>
″일단은 당선이 되는 게 우선이고, 당선이 되면 다른 방법이 있지 않을까…″
이제 당선이 됐으니 내지 않은 선거비를 갚을 건지 찾아가 물었습니다.
그런데 이 의원은 손사래부터 치기 시작합니다.
<의원님 당선되면 반납하신다고 하셨는데, 어떻게 반납하실 건지…>
″땅 팔아서 한다 그랬잖아요.″
<땅은 언제 파실 건데요?>
″부동산이 돼야 된다니까요.″
선거 전, 부인의 부동산을 내놓긴 했는데 팔릴지는 의문입니다.
[부동산 관계자]
″(전부) 1억 8천만 원 안팎이라고 보면 될 것 같아요. 얘기를 하시는 분들은 있었는데…″
그런데 부동산 말고도 돈이 있었습니다.
이번 선거에 신고한 현금은 1천만 원, 반환해야 할 선거비의 1/3에 달하는 돈입니다.
[이기찬/강원도의원]
<미납금을 반납하고 선거를 치르셔야 되는 게 아닌가…>
″아니 아니 아니. 전혀 그렇지 않아요. 됐어요.″
이렇게 선거비 반환은 하지 않은 채 또 나와 당선된 이 의원은 이번 선거 때 쓴 3천3백만 원을 돌려달라고 신청했습니다.
선거 미납금과 같은 금액입니다.
◀ 리포트 ▶
이번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김한종 장성군수.
역시 이전 선거비용 3천2백만 원을 반환하지 않은 채 선거에 나왔습니다.
[김한종/장성군수 (선거 전)]
″큰절을 올리는 것은 국민을 주인으로 떠받들고 일하겠다는 머슴의 모습입니다.″
이제 당선도 됐으니 반환할 건지 찾아가 물었습니다.
[김한종/장성군수]
″나중에 정치가 끝날 때, 내가 정치인 이제 그만할 때, 해서 해야 할 일이니까. 우리가 내일 일도 모르는데…″
이미 2016년에 받아낼 수 있는 기간이 끝났고 돈이 없다며 버티면 법적으로 돈을 징수할 수 없다는 걸 알고있는 겁니다.
그런데 공천과정에서 선거비 미반환 문제가 불거지자 한 후보가 뒤늦게 미반환 선거비 일부를 기부금으로 대신 냈습니다.
[윤승호/남원시장 후보]
″선관위에서 유권 해석을 얻어서 제가 이 돈을 1억 1천만 원을 변제키로 약정을 했습니다. 그리고 3천만 원은 현금으로 (사랑의 공동 모금회에) 납부를 했습니다.″
같은 당에 이런 후보도 있었다고 알려주자 그제서야 고려는 해보겠다고 밝혔습니다.
[김한종/장성군수]
″만약에 그런 이제 그것이 할 수 있는 조건이 된다면 그렇게 해서 생각을 해 보겠습니다.″
김 군수가 이번 지방선거에서 쓴 선거비용은 약 1억 2천만 원, 이중 1억 9백만 원을 보전해달라고 청구했습니다.
◀ 기자 ▶
선거비 반환문제를 2달간 취재하면서 만난 정치인들, 반응은 한결같았습니다.
재산은 있지만 낼 돈은 없다는 겁니다.
세금을 떼먹고도 이렇게 당당할 수 있는 데는 다 믿는 구석이 있기 때문인데요.
◀ 기자 ▶
바로 징수 책임이 있는 선관위와 세무서가 놀라울 정도로 무관심했습니다.
선관위와 세무서, 이번에는 선거비 반환에 적극 나설까요?
다시 찾아가봤습니다.
◀ 리포트 ▶
선거비 1억 9백만 원을 내지 않고 있는 박경철 익산시장 후보.
선거 당시 8천5백만 원 상당의 미술품을 소유하고 있다는 점이 드러났지만 그는 당당했습니다.
[박경철/익산시장 후보]
″미술품은 내가 평생에 내가 수집하는 취미생활이에요. 예술품마저 갖고 있는 게 문제가 있고 비리다 하는 게 그 사람들의 아주 무식한 문화적 소양을 대변하는 거다…″
이 미술품 당연히 징수대상입니다.
선거 후 박 후보의 집으로 찾아갔습니다.
<박경철 시장님 안에 계시나요?>
″…….″
박 후보는 입장을 밝히지 않았습니다.
징수 책임이 있는 선관위와 세무서는 여전히 몰랐다는 답만 하고 있습니다.
[익산세무서 관계자]
″골동품이나 미술품은 우리가 구체적으로 파악을 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거든요.″
그런데 세무서가 몰랐다는 재산정보, 누구나 알 수 있는 재산신고에 다 나와 있습니다.
◀ 리포트 ▶
2천8백만 원의 선거비를 내지 않고 통영 시의원 선거에 나왔던 이 명 후보.
선거가 끝나 납부 계획을 물었더니 황당한 답이 돌아옵니다.
[이 명/통영시의원 후보]
<이번에도 선거 떨어지신 거는 저희 그 보도 때문에?>
″예,예. 그 영향이…그 유튜브에서도 지방에서도 또 나왔고 저는 거기에 영향이 좀 컸다고 보지.″
이 후보는 본인이 현금 5천만 원, 아들 명의로 3억 원에 가까운 주택과 아파트를 갖고 있지만 관할 세무서는 여전히 받아낼 의지가 없습니다.
[세무서]
<징수를 하셨는지 안 하셨는지는 어쨌든 남아 있을 거 아니에요.>
″그런 거는 우리가 알 수가 없죠. 우리가 조회가 안 되니까.″
영상취재: 이인환·최정현(춘천), 김상배(광주), 손원락(경남), 서정희·진성민(전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