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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파란
[집중취재M] 32년 허송세월, 방폐장 건설은 왜 실패했나?
입력 | 2022-07-22 20:18 수정 | 2022-07-22 2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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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핀란드 현지 취재를 한 부산MBC 윤파란 기자와 얘기 더 나눠보겠습니다.
윤 기자,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 방사능이 빠져나오지 못하게 잘 밀봉해서 처리해야 하는데, 이거 위험하기 때문에 오라는 데 없다는 게 문제입니다.
그런데 핀란드가 세계 최초로 고준위 방폐장을 만들었어요?
어떻게 가능했습니까?
◀ 기자 ▶
네 우선 핵심만 정리해 보면 ′충분한 시간, 투명한 공개와 토론, 거부할 권리′로 압축할 수 있습니다.
핀란드는 원전 가동 초기인 1980년대부터 방폐장을 짓기 위한 지질 조사를 벌였고, 안정적인 암반을 가진 후보지 100여 곳을 찾았습니다.
그중에서 사업자가 5곳을 골랐습니다.
이제는 주민들의 결정이 시작됩니다.
여기서 가장 인상적인 것은, 정부가 지방의회에 거부할 권한을 전적으로 줬다는 사실입니다.
또 투명한 정보도 제공했습니다.
의회는 안전성과 주민 수용 여부를 핵심적인 기준으로 삼고 공개 토론과 투표를 거쳤고, 후보지 5곳 중 에우라요키 시의회에서 방폐장 건립안이 최종 통과된 겁니다.
◀ 앵커 ▶
우리나라도 방폐장 만들어야 하고, 만들려고 여러 번 시도해왔는데 아직 못 만들고 있는 거죠?
◀ 기자 ▶
네, 2003년 ′부안사태′ 기억하실 겁니다.
당시에는 고준위, 중저준위 구분없이 방사성폐기물을 처리하는 방폐장을 세우려다가 큰 혼란을 겪었는데요.
당시 군수가 일방적으로 방폐장 유치를 신청했고, 주민들은 거세게 반발했습니다.
유혈 사태가 일어날 정도였죠.
지난해 경주에서도 임시저장소를 증설하는 과정에서 여론 조작 의혹이 일면서 민심이 들끓었는데요.
이렇듯 우리의 방폐장 추진 역사는, 불신과 불통으로 얼룩져 있습니다.
게다가 부산·울산·경남은 인구 대비 세계 최대의 원전 밀집 지대입니다.
방사선 비상계획구역 안에 사는 인구만 무려 335만 명인데요.
그만큼 설득해야 할 주민이 많다는 얘기입니다.
◀ 앵커 ▶
유럽연합이 최근 논란 끝에 원전을 ′그린 택소노미′에 포함시켰습니다.
원자력도 친환경에너지다, 이렇게 인정을 한 건데 대신 선결조건이 있었잖습니까, 폐기물 처리시설도 이 조건에 있었죠?
◀ 기자 ▶
그렇습니다.
2050년까지 핵폐기물 영구 처분장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 선결 조건의 핵심입니다.
유럽에서도 이걸 충족시킬 수 있는 나라는, 핀란드나 스웨덴, 프랑스 정도밖에 없을 것 같은데요.
때문에 원전 운영이 더 어려워졌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우리도 오는 9월 발표되는 한국형 녹색분류체계에 원전이 포함될 전망인데요.
과연 핵폐기물 처리 시설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채 원전 비중을 다시 늘리는 것이 과연 맞을지, 깊은 논의가 필요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