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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선진
갈 곳 잃은 국내 마늘‥타들어가는 농심
입력 | 2022-07-25 20:42 수정 | 2022-07-25 2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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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치솟는 물가를 잡기 위해서 정부가 중국과 일본 등에서 낮은 관세를 적용해서 농산물을 수입하겠다고 하자, 농민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지금 한창 올해 생산된 마늘이 출하되는 시기인데, 산지의 마늘 경매가 중단되는 사태까지 벌어졌습니다.
박선진 기자가 전해드리겠습니다.
◀ 리포트 ▶
70톤이 넘는 마늘이 천장까지 쌓여 있습니다.
지난해 가을부터 올해 6월까지 키워낸 마늘인데, 마늘값이 오른 요즘, 정작 산지 중매인들은 국산 마늘 경매를 포기했습니다.
[염만규/마늘 재배 농민]
″기름 뿌리고 불 지르고 싶은 심정입니다. 차라리 이렇게 될 바에는 그렇게 하고 말아야지, 이걸. 내년에 또 농사를 지어야 되는데…″
지난 22일 정부는 수입권 공매 입찰 공고를 냈습니다.
8천 톤에 달하는 신선 통마늘과 1천7백 톤의 깐마늘을 수입할 때 관세를 50%나 깎아주는 조건입니다.
폭등한 농산물 가격을 안정시키기 위해, 수입 마늘 가격을 낮추기로 한 겁니다.
하지만 농민들은 거세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올 초 극심한 가뭄으로 생산량은 줄었고 인건비, 기름값이 크게 올라 생산비 자체가 높아져 이미 힘든 상황인데, 정부 발표로 어려움이 더 가중됐다는 겁니다.
[최재석/전국마늘생산자협회 경남도지부장]
″마늘 시장 상황을 더 지켜보고 대책을 충분히 검토해 수급대책을 발표해야 한다는 농민들의 목소리는 무시되었다.″
불안해진 농민들이 마늘을 쏟아내면서 마늘값 폭락도 현실화될 조짐입니다.
[김경수/전국마늘생산자협회 정책위원장]
″홍수 출하라는 단어를 써도 될 거예요. 빨리 팔아치워야 되지, 더 갖고 있다가는 가격이 또 떨어진다…″
농민들의 생계와 밀접한 마늘, 무, 배추 등 5대 품목은 정부가 보다 세심하게 수급을 조절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관세가 절반으로 줄어든 수입 농산물은 다음 달부터 본격적으로 들어오는데, 물가 잡기에 나선 정부와 생존권을 지키려는 농민 간의 갈등은 더 확산될 전망입니다.
MBC 뉴스 박선진입니다.
영상취재: 양철규(대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