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이채연

1시간 만에 가슴팍까지 차올라‥시간당 53mm에 '속수무책'

입력 | 2022-08-11 19:51   수정 | 2022-08-11 1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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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어젯밤에도, 또 오늘도 비가 내렸습니다.

나흘쨉니다.

사망자도 12명으로 늘었습니다.

지난 월요일 기록적인 폭우가 내릴 때의 레이더 영상과 비교하면 전체적으로 비의 양은 많이 줄었습니다.

비구름의 색깔부터 다르고, 남쪽으로 좀 내려갔습니다.

하지만 이번 비의 특징, 좁은 지역에 순식간에 많은 양을 쏟아붓는다는 겁니다.

그래서 어젯밤에도 침수피해를 입은 지역이 많이 생겼습니다.

충북 청주 같은 경우에는 시간당 50mm 넘는 물폭탄을 맞아서 상가들이 몰려있는 골목이 물바다가 됐습니다.

현장에 나가 있는 취재기자 연결해보겠습니다.

이채연 기자! 물은 좀 빠진 거 같은데, 피해복구가 쉽진 않겠어요?

◀ 기자 ▶

네. 어제저녁 시간당 53mm의, 그야말로 물 폭탄이 떨어졌던 청주시 복대동의 한 상가 골목입니다.

제 옆은 3년 전 문을 연 한 고기집인데요,

이렇게 문 앞에는 냉장고 속에 있어야할 재료들이 상해버려 이렇게 못쓰게 됐습니다.

제가 아까 낮에 와서 주변 상인들과 주민들을 만나봤는데요,

아예 가게를 접어야겠다는 사장님, 기약 없는 강제 휴업에 들어간다는 주인의 하소연이 무겁게 들렸습니다.

당시 상황 얼마나 심각했을까요?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우명수/고깃집 운영]
″처음엔 발목까지 있었는데 눈 깜짝할 사이에 가슴까지 불어나서, 더이상 저도 가게있을수 없어서 버리고 탈출했습니다.″

어제 저녁 7시 반, 골목길에 빗물이 조금씩 차오르나 싶더니 1시간도 안 돼 도로는 하천으로 변했습니다.

주민 수십 명이 나와 아파트 진입 도로에서 연신 빗물을 퍼냅니다.

[김용현/중학교 2학년]
″여기서 양동이로 건져서 쓰레기를 퍼낸다거나 물을 퍼내서 (건너편) 미용실 쪽으로 간다거나 그렇게 하면서 주민분들이 다 도와주러 나오셨어요.″

맞은편 커피숍 주차장에 세워져 있던 차량들도 그대로 잠겨버립니다.

[박현석/충북 청주시 복대1동장]
″(차량) 17대 정도… 그 정도 아마 (차체) 반 이상은 잠겼어요.″

음식점을 운영하는 한 사장님은 종업원 두 명과 가까스로 몸만 대피했습니다.

[임종란/음식점 운영]
″물이 (가슴 높이까지) 이만큼 잠겨 있는 거예요. 종업원들하고 손을 길게 잡고 나가는 장면이에요, 이게…″

소방 당국과 지자체가 출동해 긴급 배수 작업에 나섰지만, 새벽 1시가 되어서야 물이 빠지기 시작했습니다.

날이 밝고 복구가 시작됐지만 쉴 새 없이 내리는 비에 고기는 상해버렸고, 냉장고는 아예 쓰레기가 됐습니다.

물로 씻어내고, 삽으로 퍼내고, 빗자루로 쓸어내도 끝이 없습니다.

5년 전에도 물난리가 났었고 하수 관로 공사가 진행되고 있었지만 이 공사가 오히려 화를 키웠습니다.

[임종란/음식점 운영]
″며칠 전에 하수구를 뚫어서 배관도 심고 하더라고요. 3일 내내 공사했어요, 일주일 전에. 그런데 이 지경이 된 거예요.″

결국 민간 양수기까지 동원됐습니다.

[민간 양수기 업체 관계자]
″계속 뺐죠, 어제. 그렇죠, (배수관이) 역류했었죠. 이 아파트 입구가 (지대가) 낮기 때문에 물이 몰릴 수밖에 없는 거죠.″

상습침수구역인 충북 청주시 복대동, 이 곳에 있는 주민들은 5년 전에도, 어제저녁에도 물난리를 겪어야 했습니다.

비가 오기전에 대책을 마련하는게 그렇게 어려웠던 건지 주민들은 또 가슴을 치며 주저 앉아야 했습니다.

MBC뉴스 이채연입니다.

영상취재: 신석호(충북), 김병수(충북) / 시청자 제보: 김주민, 박소영, 전태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