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류현준

[집중취재M] 수문 닫았더니 오염된 펄이! 금강·영산강 보 운명은?

입력 | 2022-08-17 20:19   수정 | 2022-08-17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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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 ▶

해마다 여름이면 녹조로 뒤덮이는 낙동강과는 달리 보 수문을 개방한 금강에서는 녹조는 줄어들고 여러 생물들도 돌아왔다고 합니다.

하지만 금강에서도 4대강 보를 다시 활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이어서 류현준 기자가 금강을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국가물관리위원회 권고대로 물길을 개방한 공주보.

열린 수문을 통해 시원한 물줄기가 흘러나옵니다.

그러나 두 달 전 봄가뭄이 심해지자 정부는 가뭄에 대응하기 위해 3주간 수문을 닫았다 열었습니다.

수문을 닫은 3주 동안 금강은 어떻게 달라졌을까?

강변의 모래톱이 사라지고 대신 펄이 생겼습니다.

이곳은 최근 공주보에서 물을 채운 이후 생겨난 금강의 한 펄입니다.

이 펄은 한 번 빠지면 빠져나오기 힘들 정도로 두텁고 코를 찌르는 악취가 진동하고 있습니다.

모래톱은 물을 깨끗이 정화하는 한편 물새들에게 휴식처와 먹이 활동의 공간까지 제공합니다.

그러나 펄은 강의 오염물질이 쌓이고 산소농도도 부족해 건강한 생태계가 유지되기 어렵습니다.

그러나 농민들은 보를 다시 닫을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보의 수문을 열어 강의 수위가 낮아지면, 지하수위도 낮아져 농업 용수가 부족해진다는 겁니다.

지자체는 농민들의 요구를 무시하기 어렵다고 말합니다.

[공주시 관계자]
″농업 용수가 부족해서 이런 민원이 있었던 모양이에요. 그래서 그 민원을 환경부에 민원 전달 그런 거를 했었던 것 같습니다.″

공주보에서 직선거리로 15km 상류에 있는 세종보.

국가물관리위원회가 철거를 권고한 보 중 하나입니다.

보를 개방한 후 자연 하천의 모습을 되찾고 금빛 모래톱에서 꼬마 물떼세가 먹이를 찾아다닙니다.

그러나 세종보의 미래도 달라질 가능성이 큽니다.

지난달 환경부 장관은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보 해체 대신 활용하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습니다.

[한화진/환경부 장관 (8월 4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전체회의)]
(환경부 입장은 보 철거인가요 아니면 활용성 제고인가요?)
″전체적인 차원에서 보의 활용성을 제고하고자 하고 있습니다.″

세종시도 보 해체에 반대하는 입장을 나타냈습니다.

[세종시 관계자]
″세종시 내에 있는 것이기 때문에 세종시의 입장과 의견을 전달하고 그 결정에 대해서 한번 재검토를 요청하는 취지인 것이지‥″

현재 감사원은 지난 정부에서 결정된 4대강 보 해체 결정이 타당했는지 감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르면 다음 달 나오는 감사 결과에 따라 보를 해체해야 한다는 권고가 뒤집힐 수도 있습니다.

[박창재/세종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
″′지역 여론의 향방에 맡기겠다′ 이렇게 가는건 되게 무책임한 입장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취재팀이 돌아본 현장에서는, 보가 필요하다는 입장과 없애야 한다는 주장이 팽팽하게 부딪혔습니다.

보 해체 권고는 1년 6개월의 연구 결과 도출됐습니다.

만약 환경부와 지자체가 보를 해체하지 않기로 결론을 번복한다면 과학적 근거와 경제적 실익이 무엇인지 투명하게 공개해야 할것으로 보입니다.

MBC뉴스 류현준입니다.

영상취재 : 김준형/영상편집 : 권지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