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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훈
[집중취재M] 폭우 한달 지나도 지하철 승강기 '먹통'‥교통약자 '분통'
입력 | 2022-09-08 20:18 수정 | 2022-09-17 1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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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 집중 호우로 인한 수해의 흔적들이 지금도 여전한데, 그 중에는 지하철 역도 있습니다.
당시 곳곳이 물에 잠기면서 운행이 중단되고, 열차가 무정차 통과를 하는 등 피해가 컸는데요.
일부 역들의 승강기가 아직까지도 복구되지 않고 있어서 교통 약자들의 불편이 커지고 있습니다.
김상훈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뇌병변 장애를 가진 47살 김해룡 씨.
서울 구로디지털단지에서 반포 쪽으로 갈 일이 있어 지하철역으로 향합니다.
2호선 지하철에 탑승해 사당역에서 4호선으로 환승하고, 이어 동작역에서 9호선으로 갈아타야 하는 경로입니다.
김 씨와 동행한 활동보조사가 바빠졌습니다.
[신만진/장애인 활동보조사]
″휠체어가 이동할 수 있는 게 엘리베이터 밖에 없어서 엘리베이터를 먼저 찾고 있습니다.″
역마다 최소 2번씩 승강기를 탔지만 그래도 동작역까지는 순조롭게 왔습니다.
그런데 9호선으로 갈아타는 통로에서 문제가 생겼습니다.
[서울 지하철9호선 안전요원]
″엘리베이터가 안 돼서요. 휠체어로는 지금 승강장을 가실 수가 없어서요.″
실제로 가보니 운행중단 표시가 붙어있습니다.
집중호우로 인한 승강기 침수 때문입니다.
한 달 전, 9호선 동작역은 집중호우로 물에 잠겨 운행이 중단됐고 엘리베이터와 에스컬레이터도 고장났습니다.
아직도 복구되지 않은 건데, 그러면 어떻게 가야 할까.
[서울 지하철9호선 안전요원]
(9호선 환승하려면 어디로 가야 돼요?)
″9호선 환승하시려면 4호선 타시고 서울역 가셔서 서울역에서 1호선 타시고 노량진역을 가셔야 환승이 가능하셔서요. 그게 그나마 가까운 길이여서요.″
4호선으로 돌아가 한강을 2번 건너고 환승도 2번 더 해서, 다시 이곳 동작역을 지나 구반포역으로 가야 한다는 겁니다.
환승을 포기하고 개찰구 바깥으로 나가 9호선 입구로 들어가보려 했지만, 이곳 승강기 역시 복구되지 않았습니다.
[김해룡/뇌병변 장애인]
″어떻게 할 방법이 없어 가지고‥″
최선의 선택은 그냥 동작역에서 구반포까지 휠체어를 탄 채 이동하는 거였습니다.
어차피 구반포역도 내부 승강기가 고장나 만약 김 씨가 돌고 돌아 왔더라도 역 밖으로 나갈 수 없는 상태였기 때문입니다.
[지하철 안내 방송]
″9호선 동작역과 구반포역은 침수로 인하여 다수의 에스컬레이터와 엘리베이터 가동이 불가합니다.″
장애인 홍서윤 씨도 비슷한 경험을 했습니다.
9호선 국회의사당역에서 출발해 동작역을 거쳐 혜화역으로 가려 했는데, 결국 고속터미널까지 가서 3호선으로, 이후 충무로역에서 한 번 더 환승해야 했다는 겁니다.
[홍서윤/지체장애인]
″휠체어 배터리가 넉넉하지 않았다면 중간에 멈출 수 있는 상황도 발생할 수 있어서 좀 마음이 조마조마했던 상황이었습니다.″
복구가 늦어지는 이유에 대해 9호선과 서울교통공사 측은 승강기의 핵심 부품이 망가져 교체해야 하는데 수입에 시간이 걸리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안내라도 제대로 돼야 하지만, 교통공사 앱이 안내하는 교통약자 경로에는 ′동작역 환승′이 여전히 표시되고 있습니다.
MBC뉴스 김상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