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배주환

[단독] 세탁기 유리문 파손, 삼성전자는 작년부터 알았다

입력 | 2022-09-09 19:53   수정 | 2022-09-17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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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삼성전자의 신형 세탁기에서 유리문이 떨어져 깨지는 사고가 잇따르면서 결국 2주 전 삼성전자가 무상으로 교환해주겠다고 발표했는데요.

그런데 취재결과 삼성전자는 이미 지난해부터 이 사고를 알고 있었던 걸로 드러났습니다.

배주환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출시 1년도 안된 삼성전자의 세탁기 비스포크 그랑데 AI.

유리문이 갑자기 깨져, 날카롭게 산산조각 난 채로 바닥에 흩어지는 사고가 잇따랐습니다.

지난달 언론에 보도되고 정부까지 나서서 자료를 요구하자, 삼성전자는 2주 전 결국 사과했습니다.

″강화유리가 접착 불량으로 이탈″했다며, 무상 교환해주겠다고 밝혔습니다.

교환 대상은 작년 9월부터 올해 5월까지 생산된 24개 모델 10만 6천 대입니다.

그런데 삼성이 이 문제를 작년부터 알고 있었다는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지난해 12월에 이미 유리문 접착부위가 떨어져, 벌어졌다는 신고가 접수됐던 겁니다.

비슷한 신고는 지난달까지 무려 205건이 들어왔습니다.

이 중엔 아예 유리문이 분리돼 바닥에 떨어져 깨져버린 사고가 32건이나 포함돼 있습니다.

깨짐 사고는 지난 4월에 2건이 발생했고, 이후 5월에 3건, 6월에 2건이 접수된데 이어, 7월에는 7건으로 늘어났습니다.

8월에는 18건으로 확 늘며 다친 사람까지 나왔습니다.

결국, 불량 발생 9개월 만에야 개선된 유리문으로 교환이 시작됐습니다.

하지만 그전까지는 유리문에 문제가 있다고 접수한 고객들에게만, 그것도 똑같은 제품으로 바꿔주고 있었습니다.

[조OO/삼성 세탁기 사고 피해자]
″똑같은 제품(유리문)으로 바꿔주면 똑같은 현상이 일어날 것 같은데, 이걸 어떻게 믿고 쓰냐. 괜찮다고는 하지만…″

현행법은 제품의 중대한 결함으로 소비자의 신체나 재산에 해를 끼칠 우려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즉시 정부에 보고하도록 돼 있습니다.

다친 사람까지 나왔지만, 삼성전자는 보고하지 않았습니다.

[신영대/국회 산자위원]
″정부에 보고를 하지 않았다는 것만으로도 삼성의 책임을 우리 정부가 물어야 합니다. 오히려 중대한 결함이 아니라는 이유로 대기업 을 봐주는 건 아닌지 의심스럽고요.″

삼성전자는 ″최초 발생 이후엔 신고 건수가 많지 않아 중대한 제품 불량으로 판단할 수 없었다″며, ″최근 사고 건수가 증가하는 경향을 보여 지난달부터 적극적인 조치에 나선 것″이라고 해명했습니다.

MBC뉴스 배주환입니다.

영상취재 : 이상용 / 영상편집 : 민경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