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안부가 10·29 참사 유가족들과의 소통에 소극적이다, 유족들의 조직화를 우려하는 것 아니냐는 문제제기가 계속되고 있는데 사회팀 임경아 기자와 좀 더 정리해보겠습니다.
임 기자, 행안부가 ′유가족 지원단′을 꾸렸다, 유가족협의회 구성을 지원한다, 이런 얘기를
하고 있지 않습니까?
진정성이 없는 건가요?
◀ 기자 ▶
네, 행안부는 오늘 해명자료에서도 ″유가족이 원하는 사항을 적극지원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유족들이 공개적으로 요구한 ′유가족협의회 구성이라든가 모임공간 마련, 추모시설 조성′ 등을 추진하고 있다는 겁니다.
하지만 그것을 해내기 위해 꼭 필요한, 유족들과의 실질적인 소통과 협의가 제대로 진행되고 있지 않다는 게 문제인데요.
앞서 이상민 장관의 국회 발언 내용 들어보시죠.
[김교흥/더불어민주당 의원]
″제가 얘기한 대로 하실 의향이 있어요? 유가족들 다 모셔놓고 정부는 뭘 잘못했고 이런 걸 해야지요.″
[이상민/행정안전부 장관]
″위원님 말씀하신 것 생각 중에 있는데요.″
[김교흥/더불어민주당 의원]
″생각만 하면 뭐 합니까? 20일이 지났는데도.″
[이상민/행정안전부 장관]
″상당히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어서 그렇습니다.″
[김교흥/더불어민주당 의원]
″뭐가 조심스러워요?″
[이상민/행정안전부 장관]
″유가족들의 입장이요…″
지난달 16일이니까 3주 전쯤 답변인데요.
이때도 ′검토 중′이라고 했지만 그 검토의 결론, 아직도 잘 보이지 않습니다.
이 장관이 언급한 ′상당히 조심스러운 부분′이라는 게 구체적으로 뭔지, 그 설명도 필요해 보입니다.
◀ 앵커 ▶
정부가 유족들을 믿지 못하는 것 같은 모습이 의아한데, 일단 유족들로부터의 신뢰를 회복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그동안 이 부분이 많이 무너졌던 거잖아요?
◀ 기자 ▶
그렇습니다. 희생자 유가족들은 참사 직후 전국에 뿔뿔이 흩어져서 장례를 치렀잖아요.
하지만 상처가 치유되지 않고 진상 규명이나 책임자 단죄 등이 더디게 진행되자 유족 간 소통의 필요성을 느꼈는데, 기본적인 연락처 파악부터 어려웠다고 합니다.
담당 공무원에게 물어봐도 ′개인정보라 알려주기 어렵다′ 같은 답변이 돌아오기 일쑤였다는 겁니다.
′다른 환자나 보호자의 연락처는 개인정보라 공유가 불가능함을 안내 바란다′ 같은 서울시 지침이 공개돼 논란이 일기도 했습니다.
의견 수렴이 일방적이라는 비판도 있었습니다.
화면으로 문자 하나 보여드릴 텐데요.
유가족협의회 구성 등에 대해 의견을 묻는다며 보내온 문자에선, ′오후 6시까지 연락이 없으면 의견 없음으로 간주하겠다′고 돼 있었습니다.
그 밖에도 정부가 위로금과 배상금 얘기부터 꺼내 악성 댓글을 유발했다는 지적, 이른바 ′마약 부검′ 요청 논란 등도 불신의 단초를 제공한 상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