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김상훈

[단독] 운동선수·유흥업소 '선수'까지 뇌전증 연기

입력 | 2022-12-29 19:59   수정 | 2022-12-29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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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뇌전증을 앓는 것처럼 연기해 군 면제를 받아낸 병역 기피자들에 대한 수사가 확대되고 있습니다.

이미 확인된 배구 선수뿐 아니라, 축구와 다른 종목 운동선수도 수사 선상에 오른 것으로 확인됐고, 부유층과 강남 유흥업소 종사자도 병역 브로커의 도움을 받은 걸로 드러났습니다.

김상훈 기자가 단독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군 출신 병역 브로커 구 모 씨와 김 모 씨, 병역을 피하려는 남성들에게 뇌전증 연기로, 군 면제를 받는 자신들만의 ′노하우′를 제공해오다 검찰에 붙잡혔습니다.

배구선수 조재성 씨는 자신의 SNS에 ″나쁜 손을 뿌리치지 못했다″며 브로커 구 씨의 도움으로 지난 2월 사회복무요원 판정을 받았다는 사실을 실토했습니다.

검찰이 이들로부터 불법 병역 면제·감면 서비스를 받은 것으로 보고 있는 병역 기피자만 70명이 넘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검찰은 조 씨 외에도 축구 선수와 다른 스포츠 종목 선수도 수사 선상에 올려두고 있습니다.

[구 모 씨 / 병역 브로커 (지난 5월 상담)]
″강남에서 저 말하면 다 알아요. 아버님 주변 사업 하시는 분 중에서 군 면제 받으신 분들 있죠 아드님. 제 이름 물어보면 다 알아요. 제가 누군지.″

MBC 취재결과, 사업가 자제 등 부유층은 물론, 강남권에서 활동하는 유흥업계 종사자들도 브로커의 뇌전증 연기 시나리오대로 군 면제 판정을 받은 것으로 검찰 조사에서 드러났습니다.

[구 모 씨 / 병역 브로커 (지난 5월 상담)]
″이게 정신과가 아니고요, 빼는 방법이 다 저희도 이쪽의 분야에서 거의 최고 전문가라 다 방법을 알아요.″

특히 검찰은 은밀해야 하는 병역 비리 특성상, 유명인들의 경우 알음알음 소개하는 방식으로 브로커와 연결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전담 연결책이 있는지도 조사하고 있습니다.

이들 브로커가 2019년 말부터 본격 활동을 시작한 만큼 수사 대상은 더 늘어날 수 있는 상황.

이원석 검찰총장은 ″′검은돈′으로 신성한 병역 의무를 오염시킨 사건″이라며 수사팀 보강과 철저한 수사를 지시했습니다.

MBC뉴스 김상훈입니다.

영상편집 : 남은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