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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 곁으로' 민주화에 평생 헌신‥배은심 여사 별세

입력 | 2022-01-10 06:20   수정 | 2022-01-10 0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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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아들 이한열 열사의 뒤를 이어 평생을 민주화 운동에 바쳐온 어머니 배은심 여사가 어제 82세로 별세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도 빈소를 찾아 고인을 추모했습니다.

이다현 기자입니다.

◀ 리포트 ▶

1987년 6월 9일, 연세대 2학년 이한열 군이 시위 도중 경찰이 쏜 최루탄에 맞고 쓰러졌습니다.

아들은 26일만에 결국 숨졌고, 평범한 가정주부였던 어머니의 삶은 송두리째 달라졌습니다.

[배은심 여사/故 이한열 열사 어머니]
″불쌍한 우리 한열이 가슴에 맺힌 민주화를 성취… 성취시켜 주시기를 바랍니다.″

배은심 여사는 민주화 운동 과정에서 가족을 잃은 이들이 결성한 ′전국민족민주유가족협의회′에 참여해, 민주화 시위나 집회가 열리는 곳이라면 어디든 달려갔습니다.

1998년엔 무려 422일간 국회 앞 천막 농성을 벌여, 민주화운동보상법과 의문사 진상규명에 관한 특별법 제정을 이끌어내기도 했습니다.

거리의 투사로 보낸 30여년…

정부는 민주화 운동의 공로를 인정해 배은심 여사에게 국민훈장 모란장을 수여했습니다.

[배은심 여사/2020년 6월 10일]
″(이소선) 어머니는 전태일이 옆에 가 계시고, (박)종철이 아버지 아들하고 같이 있어서, 나 혼자 (살아서) 오늘 이렇게 훈장을 받습니다.″

배 여사는 최근까지도 민주유공자법 통과를 위해 1인 시위에 나서는 등 활발한 활동을 이어갔습니다.

하지만 며칠 전 급성 심근경색으로 쓰러졌다 치료를 받고 퇴원했는데, 어제 새벽 다시 쓰러진 뒤 끝내 숨을 거뒀습니다.

광주 조선대 병원에 마련된 빈소에는 민주화 투쟁을 함께 했던 동료들과 추모객들의 발길이 이어졌습니다.

[박행순/故 박관현 열사 누나]
″모두의 어머니시고 민주화의 어머니시고. 길거리에서 밤을 새운 적도 우리가 많아요. 그런 어머니가 가셨다는 것에 대해서 친어머니가 돌아가신 것처럼 슬프고…″

문재인 대통령도 한걸음에 빈소로 달려와, 유가족들에게 애도의 뜻을 직접 전달했습니다.

고인의 장례는 사회장으로 치러지며, 오는 11일 오전 발인을 거쳐 5.18 민주광장에서 노제를 진행한 뒤, 광주 망월동 8묘역에 안장될 예정입니다.

MBC뉴스 이다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