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이동경

'10.29 참사' 내일 200일인데‥분향소 놓고 '일촉즉발' 긴장

입력 | 2023-05-15 20:24   수정 | 2023-05-15 2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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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내일은 10.29 이태원 참사가 발생한 지 200일이 되는 날입니다.

진상 규명이나 책임자 처벌 등 아직 마무리되지 않은 일들이 많은데요.

서울광장에 설치된 희생자 분향소를 두고도 철거하겠다는 서울시와 반발하는 유족 측이 팽팽하게 대립하고 있습니다.

그간 여러 참사를 겪은 우리 사회에 ′추모′는 어떤 의미일까요?

이동경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서울광장의 10.29 참사 분향소.

내일로 참사 200일을 맞지만, 추모 발걸음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하지만 서울시는 ″불법 시설물이다″, ″시민이 불편하다″ 이런 이유로 언제든 철거에 나설 분위깁니다.

변상금 2천9백만 원을 부과한 데다, 강제 철거를 위한 행정 절차도 마친 상태입니다.

[이동률/서울시 대변인(지난달 10일)]
″(자진 철거를) 무한정 기다리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제는 서울광장을 서울시민 모두에게 온전히 돌려드려야 할 때가 아닌가.″

의견이 다른 시민들도 적지 않습니다.

[김현경/경북 구미]
″사실 이게 분향소가 있는지는 몰랐는데 크게 불편함을 느끼지는 못했습니다. 분명히 사회에서 양면이 있다는 건 아이들도 커가면서 알아야 하는 부분이라…″

[염준현/경기 용인]
″쉬러 오시는 분들은 이 공간에서 쉬시면 되니까. ′서로 그렇게 막 있으면 보기 안 좋다′ 이런 거는 딱히 신경 안 쓰이는 것 같아요.″

당초 서울시는 이태원 일대 실내 장소와 녹사평역 지하 4층 공간을 쓰라고 했다가, 현재는 서울광장 인근 건물 3층을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유족들은 거부했습니다.

추모 공간을 눈에 띄지 않는 곳으로 옮기려는 게 서울시의 의도라는 겁니다.

[이정민/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공간이 없으면, 금방 기억에서 사라져버립니다. 이런 참사가 다시는 일어나서는 안 되겠다는 것을 각인시켜드리기 위해서(추모 공간이 필요합니다.)″

서울광장 건너편, 시의회 앞에 설치된 세월호 기억공간도 비슷한 갈등을 겪고 있습니다.

불법 점유 상태로 이미 3천3백여만 원의 변상금 통지서가 날아들었습니다.

안산시에 조성하려던 추모 공간은 4년 넘도록 착공조차 기약이 없습니다.

90년대 삼풍백화점이나 성수대교 붕괴 등 잊을 수 없는 참사의 추모 공간들 역시 현장과 멀거나, 인적이 드문 곳에 있습니다.

지난 2001년 3천 명 넘는 사망자를 낸 미국 9.11 테러 현장은 대형 추모 공원으로 탈바꿈했습니다.

[에밀리/미국]
″9.11에 대한 구호가 “절대 잊지 말라”고요. 그렇게 도시 가운데에 있어야 많은 사람들이 찾으며 기억하고 같은 일을 반복하지 않고. 저는 10.29 참사 추모 공간도 그래야 한다고 생각해요.″

MBC뉴스 이동경입니다.

영상취재 : 허원철 / 영상편집 : 정선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