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김세영

참사 200일 지났지만‥진실 규명·책임자 처벌 모두 '제자리'

입력 | 2023-05-16 19:57   수정 | 2023-05-16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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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10·29 참사가 발생한 지, 오늘로 200일이 됐습니다.

그동안 계절이 두 번이나 바뀌었지만 유족들은 참사가 발생한 그날, 그 장소에서 조금도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습니다.

명확한 진실 규명은 이뤄지지도 않았는데 윗선 수사는 멀어져 가고 있고, 희생자와 유족들, 생존자들을 향한 가혹한 2차 가해는 여전히 계속되고 있습니다.

참사 이후 200일, 김세영 기자가 정리했습니다.

◀ 리포트 ▶

″선물 같던 동생이자 딸 강민진 님을 기억하며 절합니다. 27배.″

희생자들의 이름이 한 명씩 호명되고 그때마다 유족들이 큰 절을 합니다.

참사 2백일을 맞아 서울광장 분향소에서 열린 추모행사.

참사 직후부터 지금까지 유족들에게 가장 간절했던 것은 단 하나. 그날의 진실을 명명백백 밝혀내는 겁니다.

[이찬호/희생자 고 이진우 유족]
″매번 느끼는 건데 시간만 어느덧 200일이 흐르고 참사 당일부터 지금까지 국가나 경찰, 담당자들은 전부 다 눈과 귀를 다 닫고 변한 게 하나도 없어요. 그냥 제자리예요.″

유족들은 지난 3월 말부터 4월 초까지 ′진실버스′에 올라 진상규명 특별법 제정을 위한 서명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정부 여당의 화답 대신, 유족들은 2차 가해에 시달렸습니다.

익명의 온라인 댓글들은 물론, 정부 고위관계자나 정치인들까지 막말 행렬에 동참했습니다.

[이정민/유가족협의회 대표 대행(어제)]
″생전 처음 느껴보는 그런 모욕감.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그런 사람들의 공격. 도대체 우리가 왜 자녀를 잃고 이렇게 힘들게 슬픈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

이같은 2차 가해의 화살은 남은 생존자의 의지마저 꺾었습니다.

[송해진/159번째 희생자 유족(어제)]
″16살의 어린 아이는 43일간 홀로 고통을 겪다 스스로 생을 마감하였습니다.″

미약하나마 진상은 조금씩 드러나고 있습니다.

어제 용산구청 관계자들에 대한 첫 재판.

당시 당직 공무원은 참사 당일 저녁 박희영 용산구청장이 대통령실 주변 시위 전단지를 제거하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말했습니다.

핼러윈 인파 민원을 받아 현장에 나가려 했지만, 이 지시를 수행하느라 못 나갔다는 겁니다.

김광호 서울경찰청장에 대한 검찰 수사는 넉달 째 기소 여부도 못 정한 채 머뭇거리고 있습니다.

진실을 알 권리, 그래서 제대로 애도할 권리마저 박탈당한 채, 유족들은 벌써 2백일을 맞았습니다.

[이효숙/희생자 고 정주희 유족 (지난 3월)]
″정부는 그때나 지금이나 우리에게는 없습니다. 아무것도 달라진 것도 없고 우리 유가족의 아픔만 남아있습니다.″

MBC뉴스 김세영입니다.

영상취재: 이준하 / 영상편집: 김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