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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선한 경제] 매일유업이 "이름에서 '유업' 뗄까" 고민한 이유는?

입력 | 2023-01-27 06:53   수정 | 2023-02-01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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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화제의 경제소식을 자세히 전해드리는 <신선한 경제> 시간입니다.

노경진 기자 함께합니다.

안녕하세요? 오늘은 어떤 이야기 준비돼있나요?

◀ 기자 ▶

오늘은 인구 얘기 해볼까 합니다.

지금 출산율 너무 떨어져서 그야말로 인구절벽에 처했다고 하죠.

학교엔 학생이 없어서 비상이다, 건강보험, 국민연금은 어떡하느냐 걱정이 큰 데 우리 산업계도 이 인구절벽 현상에 대응하느라 고심이 큽니다.

먼저 청년 일자리 문젭니다.

지금 20대 인구수가 급감했습니다.

20년 전과 비교해보면 청년 취업자수가 88만명이나 줄었습니다.

중소기업들은 요즘 일하러 오는 청년들이 없다면서 인력난을 호소하고 있는데요.

어제 한 경제지는 1면에 ″이러다 ′소부장′ 큰일난다″ 란 제목의 기사부터 ″채용공고 내도 지원서류가 한 장도 없더라″, ″직원이 없어서 공장증설 포기 했다″ 등 현장의 인력부족 소식을 대대적으로 전하기도 했습니다.

◀ 앵커 ▶

하지만 제 주변의 청년들은 여전히 취업난을 호소하고 있는데요.

◀ 기자 ▶

그럴겁니다.

이른바 한쪽에선 취업난을 한쪽에선 구인난을 호소하는 일자리 미스매치 현상이 청년층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한국은행은 1990년대 초반 30%대였던 대학진학률은 지금 70%를 넘어 4년제 대학졸업자가 33만명에 달하는데, 3백인 이상 대규모 사업체 채용계획은 그때나 지금이나 6만명~7만명에 머무르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위 스펙을 갖춘 고학력 청년들은 크게 늘었는데, 이른바 ′좋은 일자리′ 수는 그대로란 겁니다.

게다가 그사이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격차는 급격하게 벌어졌습니다.

′일자리 미스매치 현상′이 나타날 수밖에 없는 상황인 거죠.

그래설까요? 한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bbq)는 우수 청년 인력을 유치하겠다며 기존의 월급이 적다는 인식을 불식시키고자 올해 신입사원의 연봉을 한 번에 30%나 올려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 앵커 ▶

네, 좋은 일자리의 수는 그대로다.

이 인력 부족은 이제 시작이겠죠?

◀ 기자 ▶

그렇습니다.

기업들은 일할 사람이 없어진 것도 문제고요.

제품을 팔 대상이 없어진 것도 문젭니다.

최근 국내 대표 우유업체인 매일유업이 사명에서 ′유업′을 뗄 것을 검토한 적이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일단 당분간 ′매일유업′ 사명을 유지하기로는 했지만, 검토 사실 자체가 의미하는 바가 큽니다.

′유업′ 즉 ′우유업′인데, 지금 출산율도 크게 떨어지고 학생수도 급감했습니다.

전통적인 우유소비층이 크게 줄었다는 거에요.

줄어드는 고객군에 맞춘 기업 이름을 그대로 두느니, 아예 종합 식품기업을 표방하는 게 더 미래지향적이지 않느냐 하는 고민이 반영된 걸로 보입니다.

비슷한 사례 더 있는데요.

분유업체로 잘 알려져있었던 일동후디스입니다.

아까도 말씀드렸다시피 지금 태어나는 아이가 줄면서 일동후디스도 매출 악화를 겪었었는데요.

그래서 대신 우유에서 단백질만 특화해 내놓은 성인 단백질 제품을 내놨는데, 이게 큰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매출이 출시 첫 해인 2020년 3백억원에서 작년엔 1천650억원으로 다섯배 넘게 뛰었습니다.

기업의 주 고객군을 아이에서 어른으로 돌려 성과를 거둔 셈입니다.

◀ 앵커 ▶

네, 사업의 형태까지 바뀌고 있군요.

인구 관련된 소식 혹시 더 있습니까?

◀ 기자 ▶

네, KB 카드가 작년 매출 데이터 살펴봤더니요, 새로 뜬 업종들이 있는데 특징을 보니 사람이 없는 무인화 매장이라고 합니다.

먼저 무인 사진관입니다.

사진사 없이 사진찍는 기계만 있는 무인 사진관의 KB카드 매출액이 재작년의 3배로 급증했습니다.

새로 문을 연 곳도 많아서 무인 사진관이 재작년의 두 배로 늘었습니다.

역시 무인화 매장에 해당하는 코인노래방도 지난해 매출액이 두 배 증가했고, 신규 가맹점 수도 재작년 말 30% 수준이었습니다.

또, 특정 상품에 초점을 맞춘 전문화 매장도 새롭게 떠올랐습니다.

지난해 맥주전문점 매출액은 재작년의 세 배에 달했고, 초밥전문점 매출도 60% 늘었습니다.

새로 생긴 가맹점도 각각 60%, 40%로 컸습니다.

다만, 아이스크림전문점의 경우 신규 가맹점 비중이 재작년 대비 24%에 달했지만, 매출액 증가율은 11%에 그쳤습니다.

◀ 앵커 ▶

네, 노경진 기자 잘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