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희림 방심위원장은 6개월 전 미국 방문 도중, 출장 성과를 홍보하는 보도자료를 급히 냈는데요.
구글 고위간부를 만나 유튜브 불법콘텐츠의 신속 삭제를 약속받았다는 내용이었습니다.
하지만 성과를 부풀리려 했던 거란 정황이 또 나왔습니다.
이용주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지난 5월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보도자료.
방미 중인 류희림 위원장이 구글 본사로부터 ′불법 유튜브 콘텐츠를 최대한 빨리 삭제하겠다′는 약속을 받아냈다고 공식 발표했습니다.
류 위원장이 귀국하기도 전에, 이례적으로 신속히 배포된 자료였습니다.
그러나 구글 부사장과의 면담 당시 류 위원장이 책상을 내리쳤던 일과, 이후 구글코리아가 방심위를 항의방문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면담 성과를 놓고 의문이 제기됐습니다.
특히 국회에서 공개된 구글 부사장의 편지로 논란이 확산됐습니다.
″자신은 약속을 할 위치에 있지 않으며 유튜브와 관련해 확약을 한 기억도 없다″고 방심위의 당초 발표를 전면 부인한 겁니다.
[최민희/국회 과방위원장 - 장경식/방심위 국제협력단장 (지난달 21일)]
″마컴 에릭슨(구글 부사장)이 거짓말하는 거예요? <제가 그 현장에서 분명히 그 두 가지를 본인이 약속하겠다 해서…>″
[류희림/방송통신심의위원장 (지난달 24일)]
″저희들이 당시 (구글과의) 회의 기록을 위해서 녹음한 파일이 있습니다.″
MBC가 이 파일의 녹취록을 입수해 살펴봤습니다.
구글 측 언급에서 ′약속′이란 표현은 한 차례 등장합니다.
유튜브 불법 콘텐츠를 서둘러 조치해 달라는 방심위 측의 요구에, 구글 부사장은 ″신속한 처리에 관해 살펴보고 조사해 볼 것을 약속하겠음″이란 취지로 답했다고 적혀 있습니다.
′빠른 조치가 가능한지 검토해 보겠다′는 뜻의 구글 측 반응이, 방심위 보도자료에선 ′신속한 삭제′로 부풀려진 겁니다.
[최민희/더불어민주당 의원]
″류희림 씨의 거짓말을 입증하는 자료들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가짜뉴스′를 심의한다던 류희림 씨가 스스로 ′가짜뉴스′의 생산자가 된 것입니다. 자신의 치적을 부풀리기 위해 했던 거짓말들과 국회에서 위증했던 것들에 대해 류희림 씨는 책임지고 물러나야 합니다.″
방심위는 ″구글과의 면담 직후 이 녹취록을 직접 작성했지만, 녹음 파일은 파기했다″고 밝혔습니다.
또 구글의 약속이 정확히 무엇이었냐는 MBC의 거듭된 질의에 방심위는 ″이미 배포된 보도자료를 통해서 모든 사실관계를 밝혔다″고만 답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