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간부가 ″윤 전 본부장이 ′물귀신 작전′을 하고 있다″고 증언하자 윤 전 본부장은 ″답답하다. 개그프로그램같다″고 반발하는 일이 있었습니다.
윤 전 본부장은 여야 모두에 전방위적으로 접근했다고 주장했는데, 통일교 간부들은 국민의힘 위주로 후원금을 전달했다고 진술했습니다.
유서영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어제 열린 한학자 총재와 정원주 비서실장, 윤영호 전 본부장 등 통일교 지도부의 정치권 로비 의혹 재판.
통일교의 여야 정치인 접근 시도를 보여주는 핵심 증거인 윤 전 본부장의 통화 녹취 상대방인 통일교 간부 이 모 씨가 증인으로 나왔습니다.
해당 녹취는 2022년 2월 통일교 주관 행사인 ′한반도 평화 서밋′을 앞두고 윤 전 본부장이 당시 여야 대선후보였던 윤석열 전 대통령 측과 이재명 대통령 측을 접촉했다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윤 전 대통령이 후보 시절 한국을 방문한 마이크 펜스 전 미국 부통령을 만난 것을 두고 특검이 ″한학자 총재가 윤석열 후보를 지지하기로 결심해 비용을 지원한 것 아니냐″고 질문하자, 이 씨는 ″누군가가 짠 프레임″이라며, 윤 전 본부장이 ″물귀신 작전″을 하고 있다고 발언했습니다.
통일교 지도부가 정치인 접촉을 인지한 부분은 부인하지 않으면서도 윤 전 본부장이 독자적으로 벌인 일이라는 취지로 한 총재 쪽 편에 선 겁니다.
그러자 윤 전 본부장은 이 씨 증언이 ″답답하다. 개그 프로그램 같다″며 자신이 다른 간부들에게 곧바로 지시할 수 있는 위치가 아니었다고 거세게 반발했습니다.
그러면서 녹취록의 내용에 대해서도 설명했습니다.
펜스 전 부통령과의 만남을 두고 윤석열·이재명 당시 후보 양측에서 모두 연락을 받았고 이재명 후보 캠프에서 ″′제주에 가 있어서 비대면으로 하면 좋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했습니다.
결과적으로 만남은 성사되지 않았지만, ″최근 이슈가 된 두 분, 민주당 캠프 사람들을 ′브릿지′, 즉 연결해 줬다″고 했습니다.
증인으로 나온 다른 통일교 지역 간부들은 교단의 조직적인 정치 후원금 전달을 인정했습니다.
하지만 주로 국민의힘 시·도당 인사들을 중심으로 후원금을 냈고, 더불어민주당 측에는 일부 후원금을 냈다고 했습니다.
한 통일교 간부는 ″질책받을 것이 두려워″ 민주당 측에 후원금을 지원했다는 보고는 하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