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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주혁
김충현 사망 3주 만에‥한전KPS 또 비정규직 사고
입력 | 2025-07-09 20:39 수정 | 2025-07-09 2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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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발전설비 전문 공기업인 한전KPS에서 또 산재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불과 3주 전에 한전 KPS의 재하청업체 소속 김충현 씨가 태안 화력발전소에서 일하다 숨졌는데요.
이번에도 발전소에서 비정규직 노동자가 사고를 당했습니다.
차주혁 노동전문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전남 고흥군에서 연륙교로 이어진 섬.
거금도에 있는 한 발전소에서 감전 사고가 났다는 제보를 받고 현장을 찾았습니다.
한전KPS가 시공했고, 12년째 위탁 운영 중인 태양광발전소입니다.
[한전KPS 직원]
″들어오시면 안 돼요. 나가시라고. <여기 사고 있었죠?> 아뇨. 없었어요. 사고는 무슨 사고에요. 사고 있었으면 난리 나게요.″
발전소 지점장도 ″사고는 없었다″고 했습니다.
[한전KPS 지점장]
″<한전KPS에서 사고 난 것 아니에요?> 아뇨. 아니에요. 저희는 잘 몰라요. <그때 혹시 119 신고하셨나요?> 아니, 모른다니까요.″
119 신고 기록도 없고, 이름도, 나이도 모르는 피해자.
이틀간의 수소문 끝에, 광주의 한 화상전문병원에서 55살 정 모 씨를 찾았습니다.
한전KPS에 고용된 9개월 계약직 노동자였습니다.
[정00/사고 피해자(한전KPS 비정규직)]
″그렇지 않아도 본사에서 연락왔던데. 저는 함부로 얘기하면 안 된다고. 내가 곤란해질 수도 있으니까. 계약직이잖아요. 일단은.″
지난달 23일 오전 10시40분.
태양광 패널에 부품을 교체하다가 양팔에 강한 전류가 흘렀습니다.
법으로 규정된 절연장갑은 착용하지 않은 상태였습니다.
[정00/사고 피해자(한전KPS 비정규직)]
″모듈판 있잖아요. 모듈판. 전류가 흘러서 그렇게 된 거니까. 이쪽에서 이렇게 흘러가지고 이렇게...″
양팔과 어깨에 3도 중화상.
고압전류가 관통하며 피부에 동전 크기 구멍까지 났습니다.
작업자 4명 가운데 전기 관련 자격증을 가진 건 한전KPS 정규직, 지점장이 유일했습니다.
[정00/사고 피해자(한전KPS 비정규직)]
″본사에서 시키는 것만 해요. 시키는 것만. 계약직이 할 일이 따로 있고, 그쪽 직원들이 할 일이 따로 있는데, 어떻게 하다 보니까 상황이 이렇게 돼버렸는데...″
태안화력 사망 사고 3주 만에 재발한 또다른 산재 사고.
고 김충현 씨도 한전KPS 재하청업체의 비정규직이었습니다.
위험은 비정규직에게 외주화되고, 사고가 나면 원청은 책임을 회피합니다.
이 반복되는 죽음을 멈출 책임도, 결국 그 원청, 한전KPS에게 있습니다.
MBC뉴스 차주혁입니다.
영상취재: 전효석 / 영상편집: 조민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