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이승지

[제보는 MBC] 감독 아내 학원생들이 훈련장에‥"우리는 돈벌이 수단"?

입력 | 2025-07-09 20:42   수정 | 2025-07-09 2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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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폭염으로 숨 막히는 더운 날씨지만, 내년 3월 겨울 올림픽을 준비하는 선수들은 훈련에 한창입니다.

그런데 최근 장애인 스노보드 국가대표 선수들이 대표팀 감독을 스포츠 윤리센터에 신고했습니다.

전지훈련 때 스노보드 학원생들이 여러 차례 동행해 훈련에 피해를 봤다는 건데요.

학원 운영자가 감독의 아내라고 합니다.

<제보는 MBC> 이승지 기자입니다.

◀ 리포트 ▶

능숙하게 슬로프를 내려가는 장애인 스노보드 국가대표 선수.

내년 3월 이탈리아 동계 패럴림픽을 앞두고 훈련에 바쁠 때인데, 동료들과 MBC를 찾았습니다.

감독 때문입니다.

[장애인 국가대표 스노보드 선수 (음성변조)]
″같이 잘 했으면 좋겠다 그런 느낌보다는 그냥 자기 돈벌이로만 생각하는구나…″

2년 전 아르헨티나 전지훈련이 발단이었습니다.

스노보드 학원생 4명도 함께 갔는데, 두 명은 감독의 자녀였습니다.

학원 운영자는 감독 아내였습니다.

수강료가 수백만 원이라고 들었습니다.

[장애인 국가대표 스노보드 선수 (음성변조)]
″현지에서 코치를 구했다 이런 식으로 얘기를 하는데 막상 직접 가서 보면 그분(감독)이 이제 직접 다 (학원생) 지도를 하고…″

이런 식의 훈련 동행이 반복됐다고 합니다.

대표팀 감독이 학원 카톡방에서 학원생의 스키장 이동 일정과 복장을 챙기고, 훈련 일정도 직접 촘촘하게 짜서 알려줬습니다.

감독은 학원 강사들을 ′대표팀 훈련보조′로 등록해 매달 1백만 원 넘는 수당도 챙겨줬습니다.

걔 중에는 대표팀 선수들이 이름도 모르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장애인 국가대표 스노보드 선수 (음성변조)]
″사실 고용된 지도 몰랐어요. 그분 일면식도 없고 막 그랬는데.″

대표팀 선수들은 훈련장에 가고 싶어도 못 가거나, 감독 없이 자율 훈련할 때도 많았다고 했습니다.

감독이 학원생 출전 대회에 가거나, 골프 친다고 자리를 비웠다는 겁니다.

감독의 막말도 잦았다고 했습니다.

[장애인 국가대표 스노보드 선수 (음성변조)]
″외모적으로 지적을 하더라고요. 너의 조상들을 잘 보면 섞여 있을 수도 있다.″

감독은 ″아내 학원이라 훈련 일정 짜는 정도의 조언을 한 것이지 대가로 학원에서 돈을 받은 적 없고, 훈련장만 같았을 뿐 훈련도 다 따로 하고 자리를 비운 건 훈련 시간이 아닐 때라 대표팀에 피해를 준 건 없다″고 했습니다.

또 ″대표팀 훈련보조를 구하기 힘들어 학원 강사들에게 부탁했다″면서 ″훈련보조 일은 제대로 했다″고 답했습니다.

외모 발언도 비하 의도는 없었다고 했습니다.

선수와 감독을 분리 조치한 대한장애인체육회는 스포츠윤리센터 조사 결과에 따라 감독에 대한 징계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이승지입니다.

영상취재 : 소정섭, 강종수 / 영상편집 : 김정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