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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훈
흙더미, 순식간에 폭포수처럼‥"보고 대피할 틈 사실상 없어"
입력 | 2025-07-21 19:53 수정 | 2025-07-21 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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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산사태를 눈앞에서 겪은 사람들은 흙탕물이 쏟아져 내리자마자 거의 바로 대규모 붕괴가 이어졌다고 말합니다.
이런 산사태에선 사실상 미리 대피하는 것만이 유일한 방법이란 실험 결과가 나왔는데요.
이상훈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지난 19일 경남 산청군 단성면.
고갯길 가장자리로 흙탕물과 토사가 흘러내립니다.
운전자가 황급히 차를 돌려보지만 쏟아지는 토사는 점점 많아집니다.
[문기봉/차량 운전자]
″손 쓸 수 있는 그게 없어요. 뒤에서 확 덮치고‥″
전속력으로 내달리는 차량 주변으로 뿌리째 뽑힌 나무와 바위가 덮쳐오고, 이내 차량 바로 뒤로 폭탄이 터지듯 산사태가 일어납니다.
[문기봉/차량 운전자]
″백미러 보니까 뭔가 확 이래 덮치는 느낌이 와서‥ 시간이 얼마 안 되니까 이걸 어떻게 대처해야겠다. 이런 생각이 안 들어요.″
***
국립재난안전연구원의 실험동.
2백 톤의 흙이 쌓인 35도의 급경사지에 시간당 50mm의 비를 뿌리자 물을 머금은 토사가 차례로 무너집니다.
그런데 비슷한 조건에서 더 강한 비가 내리자 아래쪽부터 토사가 빠져나가기 시작하고, 경사면 전체에 균열이 생기더니 무너져 내립니다.
극한호우에 가까운 시간당 70mm의 비를 뿌릴 경우, 빗물이 지표면 아래로 침투해 땅속부터 토사를 유출시켜, 비탈면 전체의 붕괴가 더 빨리 일어날 수 있는 겁니다.
[김재정/국립재난안전연구원 팀장]
″발생을 하고 나서는 이미 좀 늦은 경우가 있어요. 대피하라고 할 때, 대피를 미리 해 주시는 게‥″
또 다른 실험에선, 벽돌을 쌓아 만든 주택이 쏟아져 내린 흙더미에 그대로 무너집니다.
집 안에 있던 마네킹은 흙더미에 묻히자마자 그 위로 대량의 흙탕물이 쏟아지며 흔적도 없이 사라집니다.
[김재정/국립재난안전연구원 팀장]
″산지 경계부에서부터 주택까지의 거리가 산지 높이 대비 2=두 배 이상 떨어져 있지 않으면 산사태 발생 시 위험할 수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높은 산 아래에 위치한 마을일수록 일찌감치 먼 거리로 대피해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MBC뉴스 이상훈입니다.
영상취재: 양동민(경남) / 영상편집: 강숙희 / 영상제공: 국립재난안전연구원 / 디자인: 이승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