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변윤재

[단독] 독립기념관장, 업무추진비로 '극우' 목사 만났다‥황당한 설교까지

입력 | 2025-09-24 20:06   수정 | 2025-09-24 2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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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김형석 독립기념관장이 교회 설교 자리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을 비난하고, 항일 독립운동을 폄하하는 듯한 발언을 한 사실이 새롭게 확인됐습니다.

이 교회는 ′비상계엄이 구국의 결단′이라며, 부정선거 음모론을 내세우는 ′극우′ 성향의 목사가 맡고 있는 곳인데요.

김 관장이 취임 직후 ′기독교 행사′를 이유로 수차례 업무추진비를 써가며 이 목사를 만난 사실도 추가로 드러났습니다.

변윤재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를 앞둔 올해 3월 2일, 김형석 독립기념관장이 충남 아산의 한 교회 연단에 섰습니다.

대뜸 ′대통령 탄핵′을 비난하는 발언을 쏟아냅니다.

[김형석/독립기념관장(지난 3월 2일)]
″지금 대한민국에 국군 통수권자가 없어요‥ 대행의 대행이 한다고 하지만 그게 권위가 서로 일사불란하게 움직일 수가 있습니까?″

항일 독립운동을 깎아내리는 듯한 주장이 이어집니다.

[김형석/독립기념관장 (지난 3월 2일)]
″윤봉길 의사가 막 폭탄도 던지고 이봉창 의사가 막 나오고 나석주 의사가 나오고 했지만 그것 때문에 독립이 되어졌습니까? 그것 때문에 일본이 망했습니까? 그건 아니거든.″

′광복이 연합국의 선물′이라던 지난 광복절 기념사와 같은 맥락입니다.

김 관장이 35분간 설교를 한 이 교회는 박귀환 위임목사가 맡고 있습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을 지지해 온 ′극우′ 성향의 목사로, 윤 전 대통령이 체포되자 당시 충남기독교총연합회 회장 자격으로 ″비상계엄이 구국의 결단이자 대통령의 통치권″이라는 성명을 냈습니다.

″선관위가 부정 선거에 동참해 선거의 결과가 바뀌었다″는 황당한 음모론까지 적었습니다.

[박귀환/생명샘동천교회 목사 (지난 1월 17일)]
″비상계엄이 내용이 다 완수되었을 때 그럴 때 비상계엄 해제를 요구하는 건데 이거는 뭐 이것도 아니고 저것도 아니고‥″

MBC 취재 결과 김 관장은 취임 직후부터 박 목사와 수차례 업무 협의를 이유로 만나 온 걸로 확인됐습니다.

취임 1달 뒤인 9월 11일엔 천안의 고깃집에 함께 갔고, 11월 12일엔 천안의 한식집에서 만났습니다.

모두 김 관장의 업무추진비로 계산했는데, ′한국 독립운동과 기독교 행사 준비′를 이유로 적었습니다.

김 관장은 취임 이후 1년가량 ′기독교 행사 준비′ 명목으로만 17차례 업무추진비를 썼습니다.

불교가 4차례, 유교가 2차례, 천주교는 1차례에 불과했습니다.

독립기념관장이 된 뒤엔 기독교 단체인 ′KCF 조직위원회′와 ′독립운동과 기독교′라는 행사를 기획했습니다.

KCF의 조직위원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대선후보 시절 이른바 ′안수기도′를 해 준 오정호 목사입니다.

MBC가 입수한 당시 김 관장의 강의 자료엔 ′유관순 열사가 기독교인이라는 이유로 교과서에서 사라지고 있다′는 근거 없는 주장이 담겼습니다.

[강준현/더불어민주당 의원 (국회 정무위원회)]
″(독립기념관장의 업무추진비는) 국민 혈세고 그거를 함부로 특정 계파 종교 단체와 썼다는 것은, 아마 그 항목에 벗어나는 일 같은데요. 따져봐야겠습니다.″

박귀환 목사 측은 해당 설교는 교회 차원에서 초청한 것이라며 ′극우′라는 평가에는 동의하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보훈부의 복무 감사를 받고 있는 김형석 관장은 ″휴가 중″이라며 답을 하지 않았습니다.

MBC뉴스 변윤재입니다.

영상취재: 윤병순 / 영상편집: 조민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