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제은효

교사 격려를 "빈말"?‥경기도교육청 AI 홍보영상 '교사비하' 논란

입력 | 2025-11-17 20:20   수정 | 2025-11-17 2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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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AI가 대학가에 일으킨 파장이 채 가라앉기도 전에 이번엔 경기도 교육청이 자체 개발한 AI 프로그램 홍보 동영상이 물의를 빚고 있습니다.

교사를 ′AI 부속품′처럼 묘사하며 비하하는 듯한 내용인데요.

제은효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지난주, 경기도교육청 홈페이지에 올라온 AI 교육 프로그램 홍보 동영상.

윤동주 시인의 ′서시′를 주제로 시험을 본 학생들이 채점에 이의제기를 합니다.

[학생]
″화자가 죽음을 두려워한다는 게 왜 틀려요?″

그런데 교사는 가만히 앉아 있고, 대답은 교사 옆 AI가 대신합니다.

[하이러닝 AI]
″논리적 연결이 부족합니다.″

AI는 심지어 교사의 격려를 비꼬고,

[교사 - 하이러닝 AI]
″더 노력하면 너희 더 좋은 결과 있을 거야. <빈말입니다. 음성에 진심이 담겨 있지 않았습니다.>″

교사를 거짓말쟁이로 몰아세우고 조롱까지 합니다.

[교사 - 하이러닝 AI]
″궁금한 거 더 있는 사람은 쉬는 시간 말고 점심 먹고 찾아와. 선생님 바로 회의 있으니까. 알겠지? <거짓말입니다. 평소 이 시간에는 화장실을 이용하는 시간으로 예상 소요시간 20분입니다.>″

교사를 AI 부속품처럼 묘사하고 깎아내리는 듯한 내용에 교사들은 비참한 심정입니다.

[이재민/전교조 경기지부장 (오늘 오후, 국회 소통관)]
″교실에서 피와 땀으로 학생들과 함께 해 온 교사들의 노고를 이토록 희화화하고 경시할 수 있단 말입니까?″

영상 속 AI는 경기도 교육청이 최소 60억 원의 예산을 들여 만든 AI 평가 플랫폼 ′하이러닝′.

임태희 경기도교육감 취임 후 큰 성과로 자랑하던 정책입니다.

[임태희/경기도교육감 (지난해 5월 1일)]
″2년에 걸쳐서 그 프로그램을 개발했어요. AI 교수학습 플랫폼, 저희는 하이러닝이라고 하는데…″

때문에 내년도 교육감 선거를 앞두고, 성과 올리기에 급급하다 벌어진 일이 아니냐는 비판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채유경/경기교사노조 정책실장 (오늘 오후, 국회 소통관)]
″명백한 교권 침해입니다. 하이러닝 성과 띄우기를 위해 교사를 철저히 무시하고 조롱하였습니다.″

경기도교육청은 영상을 내린 뒤 ″선생님의 업무 부담을 덜고 교육 현장을 지원하기 위함을 알리기 위한 의도″였다며 ″상처받았을 선생님들께 깊이 사과드린다″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제은효입니다.

영상편집: 박찬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