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김지인

차 버리고 빙판길로‥"10시간 갇혔다 새벽 5시 귀가"

입력 | 2025-12-05 19:48   수정 | 2025-12-05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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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내린 눈이 그대로 얼어붙으면서, 어제 퇴근길은 ′교통지옥′으로 돌변했습니다.

여러 시간 도로 위에 갇혀 있다가 새벽에 귀가하는 이들이 속출했고, 꼼짝없이 갇힌 임신부가 구조되고, 못 움직이는 차를 두고 걸어서 집에 간 이들도 있습니다.

김지인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오늘 새벽 1시쯤 동부간선도로 장암지하차도.

앞으로도, 뒤로도, 차량들이 빼곡하게 들어차 있습니다.

얼어붙은 경사 구간을 빠져나가지 못하면서 이같은 고립 상태가 지하차도 안에서 7시간 정도 이어졌다고 합니다.

[성기림]
″머리도 어지럽고 좀 산소도 부족하고… 거의 한 50~60대 되는 것 같고, 뒤에도 아마 막혀 있는 차들이 있을 거예요.″

과천봉담도시고속화도로 과천터널 근처.

서울 사당역에서 2시간 기다려 저녁 8시쯤 경기 수원행 버스를 탔더니, 도로 위에 8시간 가까이 갇혔습니다.

[제보자]
″새벽 3시 20분 정도에 귀가를 했고, 2시간 자고 일어나서 바로 이제 다시 6시에 출근하러…″

평소 1시간 정도면 충분했던 귀가에 10시간 걸렸다는 사람도 있습니다.

[권은아]
″잠과의 싸움이었던 것 같아요. 도착을 하니까 (새벽) 4시 40분이더라고요. 제설차가 있었는데 차량들 사이에 갇혀 있다고…″

차량들이 얼어붙은 도로에 제 속도를 내지 못합니다.

도로 양옆 가드레일을 들이받고 멈춰 선 차량들을 피해 가느라 이동은 더 지체됐습니다.

[제보자]
″계속 브레이크 몇 시간 동안 밟고 있다가, 발이 너무 아파서 ′파킹′으로 아예 걸어놨어요. 소변 보시는 분도 나타나시고… 나중에 내려선 어지럽더라고요.″

참다못한 시민들의 탈출 행렬도 이어졌습니다.

어젯밤 9시쯤 수도권제1순환도로 경기 평촌 나들목 인근.

멈춰 선 버스에서 내린 승객들이 도로 위를 가로질러 아슬아슬하게 걸어갑니다.

방음벽 옆 갓길에 버려진 차량들이 연이어 보입니다.

대형 화물차 한 대는 아예 한 개 차선을 가로막고 있습니다.

[윤정원]
″(운전석에) 사람도 없고 차 두고 가신 지 좀 시간도 오래 됐는지 이렇게 뒤에 눈도 쌓여 있더라고요.″

경기 남양주시 호평터널 인근.

어젯밤 10시쯤 ″귀가 중이던 임신부가 고립돼 있다″는 112 신고가 접수됐습니다.

2시간이 걸린 끝에 경찰차가 현장에 도착했고,

″따라오세요. 따라오세요.″

임신부를 구조해 이동하려는 경찰차가 거듭 빙판길에 미끄러지자, 시민들이 거들고 나섰습니다.

″조금만 밀어주시겠어요? 갑니다. 하나, 둘, 셋.″

폭설 도로에 갇힌 임신부는 4시간 만에 극적으로 구조됐습니다.

MBC뉴스 김지인입니다.

영상편집: 김지윤 / 화면제공: 경기북부경찰청, 시청자 성기림 권은아 김태승 한태관 윤정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