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특파원, 와일스의 인터뷰를 표현의 자유라고 해야 할지 양심의 자유라고 해야 할지, 어쨌든 트럼프 최측근의 ′폭탄 인터뷰′인데요.
공개 이후 본인이 한 인터뷰 내용을 부정했다면서요?
◀ 기자 ▶
네, 수지 와일스 비서실장은 SNS를 통해 악의적인, 왜곡된 기사라고 반박했습니다.
자신과 최고의 대통령, 백악관 직원들을 상대로 부정직하게 꾸며졌고 중요한 맥락은 무시됐다며, ″우리 팀에 부정적 서사를 씌우기 위해서였을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미국 언론들은 별명이 ′얼음공주′인 노련한 와일스가 이런 인터뷰를 했다는 게 이례적이라는 반응입니다.
그림자처럼 뒤에서 대통령을 보좌하는 걸로 유명한 인물이 은퇴 후 회고록에나 쓸 법한 내용들을 기자에게 말했다는 게 놀랍다는 겁니다.
정작 비판을 받은 당사자들은 일제히 와일스 비서실장을 두둔했는데, 특히 알코올 중독자와 비교당한 트럼프 대통령은 이미 와일스에게 여러 번 들었던 말이고, 자신이 술을 마셨다면 실제로 알코올 중독자가 됐을 거라고 감쌌고, 음모론자로 지목된 밴스 부통령도 자신은 때때로 음모론자가 맞다며, 사실인 음모론만 믿는다고 진화했습니다.
백악관 대변인은 언론이 또 짜깁기한 거라고 비판했는데, 들어보시죠.
[캐롤라인 레빗/백악관 대변인]
″비서실장 발언을 맥락에서 떼어내 인용하고, 발언이 나온 맥락은 전혀 담지 않은 왜곡 보도입니다.″
◀ 앵커 ▶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 2인자의 발언이고, 파장이 쉽게 정리되진 않을 것 같은데요.
이런 발언이 가능한 정치적인 분위기가 있는 걸까요?
◀ 기자 ▶
이번 기사는 장기간에 걸친 인터뷰를 종합한 기사로 보입니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위기에 몰린 상황에서 공개되면서, 백악관으로선 더 당혹스러울 수밖에 없습니다.
최근 트럼프 행정부의 지지율은 30%대 중반까지 떨어져 최저를 기록했습니다.
이미 지난달 지방선거에서 공화당이 참패하면서, 여론이 트럼프를 심판한 거라는 해석이 많았는데요.
설상가상으로 공화당에 대한 대통령의 장악력도 약해지는 모습입니다.
얼마 전 인디애나주의 선거구를 공화당에 유리하게 바꾸려는 트럼프의 계획을 공화당 의원들이 무산시켰습니다.
또 트럼프의 강성 지지자였다 원수가 된 한 하원 의원은 더 많은 공화당 의원들이 트럼프와 선을 그을 거라며, ″레임덕이 시작됐다″고 악담했습니다.
이 와중에 백악관 비서실장의 인터뷰가 터진 겁니다.
정치적 위기 상황에서 내부자의 비판까지 공개된 건 트럼프에게 분명 악재로 보이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 시각으로 내일 오전 대국민 연설을 예고했습니다.
집권 1년도 안 돼 ′레임덕′ 소리까지 듣게 된 트럼프가 어떤 메시지로 반전을 시도할지 관심이 쏠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