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서윤식

새순 돋은 900살 은행나무‥"부디 살아나길"

입력 | 2025-05-12 07:33   수정 | 2025-05-12 0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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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지난 3월 경남 산청에서 하동으로 번진 산불에, 9백 살 두양리 은행나무가 불에 탔는데요.

최근 새까만 숯덩이 몸통과 가지에서 새순이 돋아나면서 주민들이 은행나무의 부활을 바라는 기원제를 열었습니다.

서윤식 기자입니다.

◀ 리포트 ▶

경남 하동 우방산 언덕에서 9백 년을 살아온 은행나무입니다.

경상남도 기념물, 두양리 은행나무가 지난 3월말 산청·하동 산불을 피하지 못하고 새카맣게 타버렸습니다.

나무의 80%가 소실되고 허리는 꺾여 버렸습니다.

그런데 나무가 살아나길 간절히 바라던 주민들의 소원이 닿았을까, 한 달여 만에 숯덩이 몸통과 가지에서 연초록 새순을 피워 냈습니다.

망자를 떠나 보내려 준비하던 사십구재는 취소됐고 부활 기원제가 열렸습니다.

[최세현/지리산 초록걸음 대표]
″정말 그 새싹이 돋아났거든요. 그걸 보면서 정말 그 어떤 숲의 자생력, 또 이 큰 나무 어르신의 복원력을 저희들이 믿고는 정말 희망을 보았습니다.″

작은 줄기와 뿌리 일부만 살아 있기에 높이 27미터, 둘레 9.3미터의 옛 수형을 되찾을 순 없습니다.

그래도 영양제 투입 등의 조치를 한다면 충분히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봤습니다.

[김재은/나무의사]
″한 200년 된 수관이 두 개가 있는데 그 부분은 아직 조금 희망이 보입니다. 복원은 안 되겠지만 기대를 해봐야 될 것 같아요.″

산불 피해 복구에 여념이 없는 주민들을 위로하듯, 나무는 9백 년 전 첫 마음의 새순으로 다시 살아 태우고도 살길 바라는 우리 곁을 지키고 있었습니다.

MBC뉴스 서윤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