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박솔잎

정부 서비스 대거 먹통‥화재 피해 규모는?

입력 | 2025-09-27 07:10   수정 | 2025-09-27 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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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이번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에 대해 사회팀 박솔잎 기자와 좀 더 알아보겠습니다.

이번 화재로 정부 온라인 서비스가 대규모로 시스템 장애가 발생했다고 하는데, 현재까지 파악된 피해 규모는 얼마나 됩니까?

◀ 기자 ▶

불이 난 국가정보자원관리원은 정부 전산자원을 통합 관리하는 곳입니다.

이곳에서 가동되는 국가 행정서비스는 647개로, 국가 전산망의 심장부라고 볼 수 있습니다.

현재까지 화재 여파로 70개의 정부 시스템에 접속 불가나 지연 문제가 생긴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먼저 행정안전부, 기획재정부 등 주요 부처 홈페이지와 공무원 전자우편 시스템이 마비가 됐고요.

정부24를 비롯해 실생활과 직결되는 모바일 신분증, 주민등록등본 발급 등 주요 민원·인증 서비스도 대부분 중단됐습니다.

119 신고 체계도 피해가 큽니다.

소방청은 직접 119로 전화를 걸어 신고하는 건 가능하지만 문자나 영상통화, 웹사이트 신고는 불가하다며, 전화 신고를 당부했습니다.

시민들이 이용하는 인터넷 우체국 사이트도 먹통이 됐는데요.

가뜩이나 추석을 앞두고 택배 이용이 많은 시기인데, 우체국 내부적으로도 접수 물량, 발송 등 전산 작업이 전면 중단됐다고 합니다.

시스템 복구 시기는 아직 불투명합니다.

우선 소방당국이 화재를 완전히 진압해야 서버 복구 작업에 착수할 수 있는 상황이어서 국민 불편이 장기화될 우려가 큽니다.

◀ 앵커 ▶

어제 첫 화재 신고 접수가 8시 20분경이었고요.

지금 11시간째 아직도 잔불 정리 중이라 오랫동안 화재 진압이 이어지고 있는데요.

화재 진압에 이렇게 시간이 오래 걸리는 이유가 뭔가요?

◀ 기자 ▶

이번 불은 두 가지 악조건이 겹쳤습니다.

먼저 불이 난 곳이 국가 전산 서버들을 모아둔 전산실이라는 점인데요.

수많은 정보 시스템의 서버 손상을 최소화해야 하다 보니, 진화작업에 제한이 있습니다.

많은 양의 물을 단번에 뿌리는 작업 자체가 조심스러운 건데요.

현장 지휘한 소방서장 말 들어보시죠.

[김기선/대전 유성소방서장]
″우리 서버에 피해가 없도록 우리가 최대한 신경을 써서 현재 작업이 진행 중입니다. 서서히 진행되고 완만하게 진행되도록 저희가 무리하지 않게 적정한 물을 사용해서 주수를 하면서 진행을‥″

여기에 리튬 이온배터리에서 불이 시작된 것도 문제입니다.

불이 난 곳은 ′무정전 전원장치′, 즉 정전이나 전압 변동이 생겨도 배터리로 전원을 공급해 전기가 끊기지 않도록 하는 설비입니다.

장치 한 대에 58볼트짜리 배터리 12개씩 들어있는데, 이 가운데 8대에서 불이 나 배터리 100개 가까이 불탄 겁니다.

보통 리튬 이온배터리 화재는 배터리가 손상돼 단시간에 온도가 최대 섭씨 1천 도까지 오르는 ′열 폭주′에 의한 건데요.

그래서 불이 쉽게 꺼지지 않는 데다, 물에 담그는 것 말고는 뚜렷한 진압 방법도 없습니다.

◀ 앵커 ▶

최근 리튬이온 배터리 화재가 반복되어 왔지만, 매번 진화까지 오래 걸리잖아요?

◀ 기자 ▶

그렇습니다,

지난 1일에도 합정역에서 승객이 소지한 오토바이용 리튬이온 배터리에서 불이 나 승객들이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습니다.

문제는 전 세계적으로도 이 리튬이온 배터리에 대해 완벽한 진화방법이 없다는 점입니다.

한 번 꺼진 듯 보여도 다시 불꽃을 내며 연소되는 재발화 현상으로 인해 불씨가 다시 살아날 수 있습니다.

결국 배터리 안에 가연성 물질이 모두 소진될 때까지 기다리는 수밖에 없는 거죠.

소방당국이 11시간째 진화하고 있지만 쉽사리 불이 꺼지지 않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 앵커 ▶

대규모 행정전산망이 먹통이 된 사례가 이전에도 있었잖아요.

행안부가 관리감독을 부실하게 했다는 비판이 불가피해 보이는데요.

◀ 기자 ▶

네, 아직 불이 꺼지지 않은 데다, 조사도 진행돼야겠지만 책임을 피해 가긴 어려워 보입니다.

행안부 소속인 국정자원은 지난 2023년 행정전산망이 마비돼 전산 관리가 부실하다는 지적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당시 네트워크 간 데이터를 연결시키는 핵심 기본 장비인 라우터의 포트 불량이 발생했고, 이로 인해 중앙행정기관 전산망 전체가 일주일 가까이 정상 작동을 하지 못했습니다.

이 때문에 어느 한 곳에서 문제가 생기더라도 대체제를 마련해 놓는 이중화 기능이 작동하지 않았다는 질타가 이어졌는데요.

1년 10개월 만에 국가 전산망이 다시 셧다운되는 사태가 벌어진 만큼, 재난 대비 체계와 관리·감독 전반을 점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 앵커 ▶

피해가 장기화될까 걱정되는데요.

화재 진압과 서버 복구, 언제쯤 예상되나요?

◀ 기자 ▶

희가 수시로 진화 상황을 확인하고 있는데, 30분 전에 일단 큰불을 잡은 상황이고요.

소방당국도 완진이 언제쯤 될지 예측하기 쉽지 않다는 입장이어서 좀 더 지켜봐야겠습니다.

행안부와 과기정통부는 위기 경보를 경계 단계로 발령하고 위기상황대응본부를 가동했습니다.

김민석 국무총리 역시 화재 진압과 국가정보시스템 장애 복구에 ″가용 자원을 최대한 동원해 만전을 기해 달라″고 당부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