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김민욱

[이동전환①] "기차도 버스도 트램도 다 공짜라고?" 파격적인 룩셈부르크의 교통 혁명

입력 | 2026-03-28 20:18   수정 | 2026-03-28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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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미국의 이란 공습으로 유가가 요동치며 우리 경제에 비상이 걸릴 정도로 영향을 받고 있습니다.

앞으로 에너지 불안을 해소하고 기후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서 ′모달 시프트′를 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는데요.

탄소배출이 많은 자동차 중심 이동체계에서 보행과 대중교통 중심으로 바꿔야 한다는 겁니다.

관련해 연속보도를 준비했습니다.

오늘 첫 순서로 모든 대중교통을 무상화한 룩셈부르크의 사례를 살펴보시죠.

김민욱 환경전문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유럽의 작은 나라 룩셈부르크.

막 비행기에서 내린 외국인이지만, 시내까지 뭘 탈지, 얼마를 내야 할지 걱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대중교통이 다 공짜입니다.

카드 찍는 단말기가 없습니다.

진짜 사람들이 그냥 타고 그냥 내립니다.

이른아침 룩셈부르크 중앙역.

매일 프랑스, 벨기에 등 인접국가에서 20만이 넘는 사람들이 국경을 넘어 룩셈부르크로 출근합니다.

하지만 차는 국경까지만입니다.

룩셈부르크에선 차를 몰 이유가 없습니다.

[코린/벨기에-룩셈부르크 국경통근자]
″차를 타고 클라인베팅엔(국경도시) 역까지 가서 룩셈부르크행 기차를 탔습니다.″

룩셈부르크 정부는 6년 전 기후 대응과 복지 등을 이유로 대중교통을 전면 무상화했습니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무상 대중교통으로 도로 수송 분야 온실가스 배출량을 평균 약 8% 줄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룩셈부르크 사회경제연구소의 3년 전 설문조사에서는 응답자의 약 50%가 자동차 대신 대중교통을 이용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습니다.

[베로니크 판 아커/박사·룩셈부르크 사회경제연구소]
″레저 활동 분야에서의 이용 증가가 눈에 띄는데, 이는 매우 중요한 지점입니다. 이제 무상 대중교통 덕분에 버스나 기차를 타는 것이 훨씬 쉬워졌기 때문입니다.″

무상화가 전부는 아닙니다.

산악열차인 푸니쿨라가 기차와 트램 환승객을 나르는 파펜탈-키르히베르크 역에서 프랑수아 바우슈 전 교통부 장관을 만났습니다.

그는 무상 대중교통을 도입한 장본인입니다.

[프랑수아 바우슈/전 룩셈부르크 부총리 겸 교통부 장관]
″무상 대중교통은 케이크 위의 체리 같은 것입니다. 케이크는 대중교통 인프라 투자 계획이죠.″

룩셈부르크는 매년 시민 1인당 1천유로, 150만 원이 넘는 예산을 대중교통에 쏟아붓고 있는데, 세계 최고 수준입니다.

[프랑수아 바우슈/전 룩셈부르크 부총리 겸 교통부 장관]
″(모든 차를 전기차로 바꿔도) 우리가 ′전기차 체증′에 갇힌다면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모빌리티 시스템의 진정한 목적은 차량이 아니라 사람을 이동시키는 것이어야 합니다.″

물론 한국 역시 세계적으로 우수한 대중교통 인프라와 환승 체계를 갖추고 있습니다.

하지만 수송 부문 국가 온실가스 감축 전략은 내연기관차를 전기차나 수소차로 바꾸는 데에만 집중하고 있습니다.

자동차의 주행 총량 자체를 줄이려는 과감한 대중교통 확대나 강력한 차량 이용 억제 정책은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파격적인 무상 대중교통과 거침없는 인프라 투자.

룩셈부르크는 지금 기후위기 시대 이동의 전환을 어떻게 실현해야 하는지 그 미래 표준을 실험하고 있습니다.

룩셈부르크에서 MBC뉴스 김민욱입니다.

영상취재: 장영근 / 영상편집: 김지윤 / 타이틀: 이승연 / 취재지원: 방송기자연합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