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란′ 특검 측 (1월 9일)]
″재판장님께서 지정을 하셔서 자료가 준비된 피고인부터 얼른 진행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다들 아침 9시 20분부터 모인 자리인데. 진행을, 소송지휘를 해주십시오.″
[이하상/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변호인 (1월 9일)]
″우리가 지금 준비 안 됐는데 못 기다린다고 하면 그냥 해야지 뭐 어떡합니까. 제가 먼저라고 말씀드렸잖아요, 순서가.″
[′내란′ 특검 측 (1월 9일)]
″그러면 준비를 해 오셨어야죠.″
[이하상/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변호인 (1월 9일)]
″해왔어요!″
김용현 전 장관 측 변호인들은 마치 선수 교대를 하듯 차례를 바꿔가며 의견진술을 이어갔고,
[이하상/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변호인 (1월 9일)]
″준비한 분량이 한 3백, 4백 쪽 될 것 같은데요.″
[지귀연/재판장]
″3백에서 4백 쪽. 그러면 다음에는 어느 변호사님이?″
[이하상/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변호인 (1월 9일)]
″김지미 변호사가 먼저 하고요.″
발언 속도까지 느릿느릿, 8시간 넘게 이어졌습니다.
[권우현/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변호인 (1월 9일)]
″제가 빨리 하면 혀가 짧아서 말이 꼬입니다.″
유쾌한 듯 웃는 모습을 보이기도 하고, 내란을 막으려 국회로 달려간 시민들을 비하하는가 하면,
[김지미/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변호인 (1월 9일)]
″′와, 신난다′, 한밤중에 뭐 장난하듯이 그 국회 앞에 몰려와서 신고도 안 된 집회를 벌이면서, 이 사람들 표정 한 번 보십시오.″
총기를 빼앗으려 했으니, 사살했어도 된다는 주장도 되풀이했습니다.
[김지미/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변호인 (1월 9일)]
″군용물 탈취라는 것은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미국의 경우에는 현장에서 사살해도 할 말이 없는 범죄에 해당하기 때문에…″
재판장은 소송 지휘를 하기보단 내내 끌려다니는 모습이었습니다.
[지귀연/재판장 (1월 9일)]
″불쾌하셨으면 너무 죄송합니다. 100퍼센트 제 잘못입니다. 제가 변호사님 말씀에 토 달아서 죄송합니다.″
결국 재판부가 결심을 13일로 연기하면서 재판은 자정을 넘겨 끝났습니다.
특검은 전날 사형과 무기징역을 놓고 장시간 내부 회의까지 열었지만, 구형조차 못했습니다.
윤 전 대통령 측은 최후변론만 6시간 넘게 하겠다고 예고했습니다.
피고인 윤석열에 대한 단죄는 체포방해 혐의 선고부터 시작됩니다.
[백대현/서울중앙지법 형사35부 재판장 (′체포방해′ 공판, 1월 6일)]
″선고 기일은 그대로 2026년 1월 16일 오후 2시에 이 법정에서 선고하겠습니다.″
◀ 신수아 기자 ▶
1년 전 오늘, 윤석열 전 대통령은 관저 주변을 요새화하고 경호처를 방패 삼아 정당한 체포영장 집행을 거부했습니다.
지시에 따라 경호관들은 총을 들고 관저를 지켰고, 국가기관 사이에 총격이 오가는 유혈 사태, 내전 상황까지 벌어질 뻔했습니다.
이 체포방해 사건에 대한 법원 판결이 닷새 뒤 나옵니다.
스트레이트는 우선, 그동안 특검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새롭게 드러난 사실들을 토대로 관저에서 어떤 일들이 벌어졌는지 살펴봤습니다.
<B>■ 체포 막으려 내전?</B>
<B>체포 막으려 총기 사용 지시</B>
윤석열 전 대통령은 유혈 사태를 막기 위해 스스로 출석에 응한다는 궤변을 폈습니다.
[윤석열/전 대통령 (2025년 1월 15일, ′체포′ 당일)]
″불미스러운 유혈사태를 막기 위해서 일단 불법 수사이기는 하지만 공수처 출석에 응하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유혈 사태를 초래할 수 있는 총기 사용 지시를 내린 건 윤 전 대통령 본인이었습니다.
김대경 전 경호처 지원본부장은 경호처가 1차 체포영장 집행 이전부터 38구경 권총을 준비하려 했다고 법정에서 진술했습니다.
또 ″′대통령이 총 한 번만 쏘면 되지 않느냐′고 말했다″는 박종준 전 경호처장의 얘기도 들었다고 했습니다.
2차 체포영장 집행이 임박하자, 윤 전 대통령은 더 노골적으로 총기 사용을 언급했습니다.
1월 11일.
윤 전 대통령은 경호처 부장들을 모아 점심을 먹었습니다.
그동안 한 번도 없던 자리였는데, 이런 말을 꺼냈습니다.
[차병곤/′내란′ 특검팀 검사 (′체포방해′ 16차 공판, 2025년 12월 26일)]
″(윤 전 대통령이) ′경찰은 총 쏠 실력도 없다, 총은 경호관들이 훨씬 잘 쏜다′, ′경찰은 총기를 보여주기만 해도 두려워할 테니 총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좀 보여주라′며…″
윤 전 대통령의 구체적인 지시 내용은 한 참석자가 자신의 카카오톡에 기록했습니다.
″밀고 들어오면 아작난다고 느끼게 위력순찰하고″, ″헬기를 띄운다. 여기는 미사일도 있다″, ″들어오면 위협사격? 부숴버려라″, 위협사격 지시는 복수의 증언으로 확인됩니다.
또 다른 경호처 간부는 ″위협사격이 필요하지 않겠느냐″는 말이 윤 전 대통령과 김성훈 전 경호처 차장 사이 오갔다고 진술했습니다.
이틀 뒤인 13일, 지시는 이행됐습니다.
검은 전술복에 헬멧을 쓰고, 허리까지 내려오는 긴 배낭을 멘 요원들이 관저 주변을 순찰하는 모습이 포착됐습니다.
총기로 무장한 대테러팀 요원들입니다.
심지어 기관총 같은 중화기까지 배치됐습니다.
이광우 경호본부장은 시위대의 불법 침입에 대비한다며 ″관저 무기고에서 기관총 2정과 실탄 80발을 꺼내 관저 내 가족경호부에 배치하라″고 지시했습니다.
[윤건영/더불어민주당 의원]
″경호관들에게 ′총을 들어라′ 그리고 ′경찰을 향해 쏘아라′는 지시를 내린 겁니다. 이 말은 곧 사실상 내전을 윤석열은 겨냥한 거죠.″
<B>강경파 수뇌부의 ′빗나간 충성′</B>
열흘 넘게 체포를 거부하고, 무력충돌을 무릅쓰고 총기 배치까지 할 수 있었던 건.
경호처 수뇌부의 맹목적 충성 때문입니다.
그 중심에는 김성훈 전 경호차장이 있습니다.
[김성훈/전 대통령경호처 차장 (2025년 1월 17일)]
″<누구 지시로 관저 진입 막았나요? 대통령 지시인가요?> 지시가 아닙니다. 법률에 따라 경호 임무를 수행한 겁니다.″
1차 영장 집행이 무산된 뒤인 1월 7일, 김 전 차장은 윤 전 대통령에게 ″대통령님께서 전략을 세우시고 준비하시는데 전혀 지장이 없도록 철통같이 막아내겠다″라고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윤 전 대통령은 ″흔들림 없이 단결. 국군 통수권자의 안전만 생각한다″고 지시했고, 김 전 차장은 ″흔들림 없이 주어진 숭고한 임무 수행을 위해 충성을 다하겠다″고 답했습니다.
김 전 차장의 경호처 내 발언 수위는 점차 높아졌습니다.
″저놈들 우리가 때려 잡아야 한다. 경찰은 수사권이 없다″, ″관저에 진입할 수 없도록 무조건 사수하라″라고 말했다고 이진하 당시 경비안전본부장은 진술했습니다.
경호처 내부의 반발에는 ′솎아내기′로 대응했습니다.
1월 12일, 2차 체포영장 집행을 앞두고 열린 경호처 간부 회의.
윤 전 대통령의 무력 사용 지시를 전달하고 중화기 무장까지 언급되자, 경호 3부장은 부당한 지시라며 반발했습니다.
[경호처 경호3부장 (2025년 1월 22일, 국회)]
″저를 비롯한 대부분의 현장 지휘관들은 2차 체포영장 집행에 협조해야 한다고 의견을 제시를 했었습니다.″
그러자 기밀 유출을 언급하더니,
[양태정/변호사·경호3부장 대리인]
″(경호처 수뇌부가) ′이 회의 내용이 조금 있으면 MBC 같은 좌파 언론에 다 유포가 된다는 걸 난 알고 있다′, ′기밀 내용을 외부 제3자와 접촉해서 유출한 사람이 있다′는…″
회의 직후 대기발령을 통보했습니다.
두 달여 뒤 윤 전 대통령이 석방된 직후엔 징계위를 열어 해임했습니다.
체포 거부 당시 국수본 관계자를 만나 유혈 사태 우려를 전했을 뿐인데, 내부 기밀을 경찰에 유출했다는 억측이었습니다.
[양태정/변호사·경호3부장 대리인]
″총기를 사용하게 되면 그거에 이제 맞대응하기 위해서 총기를 사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사실상 유혈 사태, 내전으로 될 수 있다란 굉장히 걱정이 컸어요. 그래서 (화기 사용은) 안 된다는 것을 국수본에 강하게 어필을 했다고 합니다.″
윤석열 탄핵 후 경호 3부장은 해임 취소로 경호처에 복귀했습니다.
<B>체포 방해에도 김건희 입김</B>
윤 전 대통령에 대한 강제수사가 임박하자 김건희 씨는 김성훈 당시 경호처 차장과 텔레그램 대화를 주고받기 시작합니다.
″V, 즉 윤 전 대통령이 영장 집행 들어오는 것에 대해 걱정을 하고 있다″고 하자, ″걱정하지 마십시오″, ″압수영장이나 체포영장 다 막겠다″고 답합니다.
또 며칠 뒤에는 김성훈 차장이 ″특검 아니라 더한 것이 온다 그래도 현행 경호법상 충분히 막을 수 있다″고 하자, 김 씨가 ″알겠다″고 답하고 ″아무 걱정하지 말라″는 대화도 나눴습니다.
윤석열 전 대통령 체포 직후에는 김 씨가 경호처 직원에게 ″총 갖고 다니면 뭐 하느냐. 그런 거 막으라고 가지고 다니는 게 아니냐″며 질책했다는 사실도 드러났습니다.
이 말을 보고받은 김신 당시 가족경호부장은 ″김건희 씨에 대한 경호처의 과잉충성을 우려해 내부 입단속을 시켰다″고 법정에서 진술했습니다.
결국, 경호처를 사병 취급한 윤 전 대통령 부부와 경호처 수뇌부는 내부 신뢰를 잃었고, 경호관들이 순순히 영장 집행을 받아들이면서 최악의 유혈 충돌은 피할 수 있게 된 셈입니다.
[윤건영/더불어민주당 의원]
″경호관 중에 단 한 명이라도 과잉 충성을 한 자가 총기를 쐈다, 단 한 발이라도 쐈다라고 하면 대한민국은 사실상 내전 상태로 들어갔을 겁니다.″
◀ 신수아 기자 ▶
법원이 발부한 영장마저 무시하며 체포를 거부했던 윤석열 전 대통령은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기소됐습니다.
이 혐의를 포함한 8가지 혐의에 대해 특검은 징역 10년을 구형했고, 이번 주에 판결이 나옵니다.
피고인 윤석열에 대한 첫 판결입니다.
각각의 혐의에서 주목할 쟁점은 무엇인지, 재판 결과에 따라 다음 달 나올 내란 재판을 어떻게 가늠해볼 수 있을지 따져봤습니다.
<B>■ 체포 방해 판결‥내란 재판 영향은?</B>
8가지 혐의 중 가장 형량이 무거운 건, 체포영장 집행을 거부한 데 따른 특수공무집행방해입니다.
<B>공수처의 내란죄 수사권 인정될까?</B>
윤 전 대통령 측은 공수처에는 내란죄 수사권이 없다며 소환 조사도 3차례 불응했고, 법원이 발부한 체포영장도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윤석열/전 대통령 (′체포방해′ 16차 공판, 2025년 12월 26일)]
″직권남용을 조사하다가 거기서 무슨 내란을 인지했다는 것 자체가 그거는 상상할 수 없는 얘기고, 내란 정도 되면 그거는 뭐 언론에 다 나고 그거는 이런 취지의 인지라고 한다는 자체가 이건 정말 코미디 같은 이야기라고 말씀을 드리고요.″
특검은 공수처법에 따라, 직권남용 혐의 수사가 내란죄 수사로 이어지는 건 문제가 없다는 판단입니다.
이미 법원도 체포영장 발부에 이어, 체포적부심을 기각하면서 공수처의 내란죄 수사권을 인정한 바 있습니다.
[김관구/변호사·전 부장판사]
″체포영장을 발부할 당시에 영장판사는 공수처에 수사권이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영장을 발부했고, 사후적으로 현 재판부에서 지금의 시점으로 봤을 때는 법률 해석상 수사권이 인정이 안 된다고 판단을 했더라고 하더라도 그 당시에 체포영장이 위법하다라고는 볼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수사 권한과는 별개로 영장을 집행하는 공무를 방해한 것 자체만으로 범죄가 성립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재판부가 공수처법을 엄격하게 해석할 가능성은 남아있습니다.
[임동한/변호사·전 부장판사]
″당시에 그 집행을 하기 위해서는 결국은 공수처가 적법한 수사권을 가지고 있음을 전제로 하는 것인데 적법한 수사권이 없다는 판단을 만약에 재판부가 하게 되면 그러면 수사권이 없는 상태에서 발부된 영장 자체도 효력이 조금은 부인될 가능성도 있으니까...″
공수처의 내란죄 수사권에 대한 판단은 형사소송법상 처음인 만큼, 이어지는 내란죄 판결에서 증거가 법적 능력이 있는지 등을 판단할 가늠자가 될 수 있습니다.
특검은 윤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 요건을 맞추려고 정족수만 채워 2분짜리 형식적인 국무회의를 열었기 때문에, 제때 통보를 못 받거나 참석 못 한 국무위원들의 권리를 침해한 위법으로 판단했습니다.
[박상우/전 국토부 장관 (′체포방해′ 13차 공판, 2025년 12월 12일)]
″일단 계엄을 선포하려는 사실을 전혀 몰랐고요. 저는 그 회의실 문 열고 들어가서도 사실은 왜 저분들(국무위원들)이 저기 있는지를 전혀 감을 못 잡고…″
이 혐의에 대한 재판부 판단이 나오면, 내란죄 재판의 중요 쟁점인 ′비상계엄의 절차적 정당성′ 문제도 미리 가늠해볼 수 있습니다.
[김관구/변호사·전 부장판사]
″궁극적으로는 이 국무회의에서 심의 절차가 적법했는지 여부와 그 결론을 같이할 수밖엔 없습니다. 내란 재판과 관련해서도 윤 전 대통령의 고의 문제나 아니면 비상계엄의 실체적 정당성 외에 그 절차적 정당성을 판단하는 데 중요한 그 포인트가 되지 않을까…″
뿐만 아니라, 이번 판결에서 어디까지 사실관계를 인정할 지도 주목할 대목입니다.
[임동한/변호사·전 부장판사]
″선행 사건에서의 사실관계 판단이 있으면 그거는 굉장히 강력한 입증 자료로 쓸 수가 있어요. 재판부가 후행에서는… 어떤 사람의 증언은 믿기 어렵고 어떤 사람의 증언은 훨씬 신빙성이 높다란 그 이유를 쭉 쓰니까 그 부분에 대한 증거 취사 선택에 대한 판단은 굉장히 영향을 많이 미칠 가능성이 높습니다.″
<B>특검 10년 구형‥유죄 시 형량은?</B>
유죄가 나올 경우, 형량도 관심입니다.
특검은 ″중무장한 경호처 공무원을 사병화한 전례 없는 범행″인데다 ″범행을 은폐하거나 정당화하고 있다″며 양형 기준보다 무거운 징역 10년을 요청했는데, 재판부 판단이 주목됩니다.
[박용대/변호사·민변 12.3 진상규명TF 단장]
″자신의 안위를 위해서 자신의 체포 저지를 위해서 마치 사병처럼 그 사람들한테 ′내 관련해서 집행 들어오는 것을 막아라′라고 이야기한 것은 굉장히 사지로 내몬 상황이고요.″
<B>예정대로 16일 판결 나올까? </B>
선고가 늦춰질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순 없습니다.
윤 전 대통령 측은 내란죄 재판 1심 선고가 나온 뒤에 판결해야 한다며 줄곧 연기를 주장했습니다.
[윤석열/전 대통령 (′체포방해′ 16차 공판, 2025년 12월 26일)]
″재판장님께서는 이제 그 내란 피고 사건하고 좀 별도로 보시겠다고 처음부터 말씀을 하셨지만, 사실 이게 떼기가 참 어려운 사건입니다.″
변론 종결 뒤 지난 6일 추가로 열린 변론기일 때도 증거를 더 내겠다며 연기를 요청했지만,
[윤석열/전 대통령 (′체포방해′ 공판, 1월 6일)]
″지난번에는 시간 관계상 신문 조서를 다 확보를 못 했고 지금 현재 한 4백 건 정도가 확보가 돼 있고…″
재판부는 예정대로 선고한다고 못 박았습니다.
이미 헌법재판소가 12.3 비상계엄은 위헌·위법하다고 판단했지만, 이에 대한 법원의 단죄는 다시 해를 넘겨 오는 16일 오후 2시 첫발을 뗍니다.
반성보다 법 기술에 기대고 있는 피고인에게 법원이 어떤 판결을 내놓을지, 직접 내란을 막아낸 주권자들이 지켜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