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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연휴 극장가 '블랙 팬서' 독주…명절 한국영화 흥행공식 깨져

입력 | 2018-02-18 09:42   수정 | 2018-02-18 09:50
할리우드 히어로 영화 ′블랙 팬서′가 설 연휴 극장가를 평정했다.

연휴에 맞춰 개봉한 한국영화들이 기대에 못 미치는 흥행 성적을 거둬 ′명절엔 한국영화′라는 공식도 깨졌다.

18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블랙 팬서′는 설 연휴 첫날인 15일부터 17일까지 사흘간 박스오피스 1위를 놓치지 않으며 모두 186만 5천572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매출액 점유율은 51.5%, 개봉일인 14일부터 누적 관객 수는 249만 9천75명이다.

김명민·오달수의 코믹 사극 ′조선명탐정: 흡혈괴마의 비밀′이 65만 6천122명, 강동원 주연의 ′골든슬럼버′가 64만 3천348명을 불러모아 각각 2·3위에 올랐지만 관객 수는 ′블랙 팬서′의 3분의 1 수준이었다.

정우 주연의 사극 ′흥부′는 사흘간 관객 수 22만 3천200명에 그쳤다.
국내 주요 투자배급사들이 기대작을 내놓는 설 연휴에 외국영화가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기는 이례적이다.

지난해는 ′공조′와 ′더 킹′이 나흘간 각각 300만 명, 182만 명을 불러모으며 쌍끌이 흥행을 했다.

2016년에는 ′검사외전′이 닷새 동안 478만 명을 동원하며 극장가를 휩쓸었다.

설 연휴에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한 외국영화는 2009년 ′적벽대전2-최후의 결전′ 정도다.

마블 스튜디오의 올해 첫 작품인 ′블랙 팬서′는 고정 관객층이 워낙 탄탄한 데다 북미보다 이틀 앞서 개봉하며 명절 특수를 톡톡히 누렸다.

그러나 한국영화 경쟁작들의 완성도가 떨어진다는 입소문이 나면서 반사이익을 얻은 측면도 있다.

′골든슬럼버′는 누명 쓴 택배기사의 도주극에 친구들의 우정이라는 감성적 요소를 가미했다.

그러나 두 이야기가 서로 겉돌아 긴장감만 떨어지고 억지 감동을 강요한다는 지적을 받았다.

′흥부′ 역시 김주혁 등이 호연했지만 엉성한 스토리에 빛이 바랬다는 평가다.
이들보다 한 주 앞서 개봉한 ′조선명탐정′은 이날까지 누적 관객 수 200만 명을 돌파했다.

그러나 각각 2011년과 2015년 설 연휴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한 시리즈 전편들만큼의 성적을 거두지는 못했다.

연휴를 2주 앞두고 극장에 걸린 ′염력′은 개봉 초반부터 혹평이 쏟아지면서 상영관이 급감한 끝에 연휴 사흘간 400여 명이 관람하는 데 그쳤다.

한국영화들이 예상 밖으로 부진한 데다 동계올림픽이 겹치면서 설 극장가는 예년보다 한산한 편이다.

15∼17일 총 극장관객 수는 373만 7천920명으로 집계됐다.

이날 관객을 더해도 지난해 설 연휴 나흘간 583명에는 못 미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