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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새로운 아트 신" 용산이 뜬다

입력 | 2018-04-24 08:48   수정 | 2018-04-24 08:48
독서당로부터 경리단길에 이르는 용산 한남동·이태원 일대가 새로운 ′아트 신′으로 떠오르고 있다.

삼성미술관 리움과 대림미술관 디뮤지엄 주변에 국내외 갤러리와 경매사 사무실, 아트숍이 잇따라 문을 열면서 이 일대가 활기를 띠고 있다.

가나아트센터는 25일 한남동 대사관로에 있는 사운즈한남에 20평 남짓한 가나아트 한남을 공식 개관한다. 평창동 본 전시장과 달리, 한남동 공간에서는 새롭고 실험적인 미술 경향을 주로 소개할 계획이다.

주거복합건물인 사운즈한남에는 세계 3대 경매사 중 한 곳인 필립스 한국사무소도 최근 둥지를 틀었다.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페이스갤러리 서울 지점도 지난해 3월부터 삼성미술관 리움 지척에 문을 열고 리처드 터틀 등 유명 작가들을 소개하고 있다.
경리단길과 소월길 일대에도 요즘 갤러리가 부쩍 늘고 있다.

강남 청담동 명품거리에서 11년을 운영한 박여숙 화랑은 올해 하반기 소월길 신사옥으로 이사한다. 지난해 7월 경리단길에 문을 연 ′P21′에서는 박 대표 딸인 최수연 디렉터가 색깔이 분명한 전시를 선보이고 있다.

대림미술관 디뮤지엄과 구슬모아당구장이 나란히 자리한 독서당로는 요즘 가장 주목받는 동네다.

갤러리조은, 필갤러리, 알부스갤러리 등 최근 2년 사이 이 일대에 문을 연 전시공간만 해도 여럿이다. 디지털 판화 매장인 서울옥션 프린트베이커리 2호점도 근방에 있다. 한남대로 인근에서는 ′유아인 카페′로 불리는 스튜디오콘크리트가 카페 겸 전시장으로 성업 중이다.

독서당로에 있는 한 갤러리 큐레이터는 24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요즘 주변에 갤러리를 새롭게 열거나 이전해 오려는 분이 많은 것 같다″라면서 ″특히 강남에서 옮겨오려는 분들이 자주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남동과 이태원 일대가 전통적인 화랑가인 삼청동이나 명품·럭셔리브랜드가 즐비한 강남과 구별되는 매력으로는 트렌디함이 꼽힌다.

전시·공연 관람과 쇼핑, 식사 및 음주까지 복합적인 체험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여가와 여유를 즐기려는 젊은층과 외국인이 끊이질 않는다. 유행에 민감한 이들이 몰리면서 대중 관심을 가장 빨리 읽어낼 수 있는 가장 ′힙′한 동네다.

화랑과 갤러리들에게는 유행을 감지하고 새로운 관람객을 확보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매력적인 셈이다. 한남동 고급 주택가 일대에 슈퍼 컬렉터들이 여전히 거주한다는 점도 플러스 요인이다.

이영주 페이스서울 대표는 ″삼청동은 (지나던) 관람객들이 몰려오는 편이라면 한남동에는 진지하게 전시를 보러 오려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라면서 ″젊은 관람객 유입도 많고 전체적인 관람객 수도 점점 늘고 있다″고 말했다.

P21 최수연 디렉터도 ″강남 아트신이 썰렁한 분위기라 갤러리를 준비하면서 다른 곳을 알아봤다″라면서 ″이태원이라는 동네 배경상 외국인들과 젊은이들, 또 예전부터 산 주민까지 다양한 분을 만날 수 있는 점이 좋다″고 설명했다.

삼성미술관 리움과 ′SNS 미술관′으로 유명한 디뮤지엄 존재도 화랑과 갤러리들을 한남동·이태원으로 끌어들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리움은 홍라희 관장 사퇴로 1년 넘도록 ′개점휴업′ 상태이지만, 국내 최대 사립 컬렉션을 보유한 데다 해외 미술 애호가와 전문가들 발길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