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노경진
우리 가계가 돈을 어떻게 얼마나 벌고, 또 어디에 얼마나 썼는지를 보여주는 가계동향 조사.
통계청에서 1년에 4번 분기별로 발표하는데요, 올해 1분기 조사 결과에는 코로나19가 우리 살림살이에 미친 충격이 그대로 드러났습니다.
무엇보다 코로나19가 일용직이나 영세자영업자들이 많은 저소득층 가구에 더 큰 타격을 주면서 양극화가 심화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코로나19로 양극화 심화
우선 소득부터 보면 올 1분기 우리 전체 가계의 월 평균 소득은 535만 8천원으로 1년전보다 3.7% 증가했습니다.
다들 어렵다고 하니 소득이 줄어야 할 것 같은데 약간 의외의 결과로 보일 수 있습니다.
통계청은 이에 대해 소득수준이 높은 4,5분위, 즉 상위 40% 이상의 소득이 많이 늘었고, 코로나 19의 영향이 본격화된 건 2월 중순 이후여서 반영이 좀 덜 된 측면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실제로 소득 상위 20%에 속하는 5분위 가구의 월 평균 소득은 1,115만8천원으로 지난해에 비해 6.3% 증가했습니다.
반면 소득 하위 20%에 해당하는 1분위 가구의 월 평균 소득은 149만8천원으로 증가폭이 0%에 수렴합니다. 변화가 없었다는 겁니다.
물가가 오른 것을 반영하면 이들의 소득은 오히려 1.2% 감소했습니다.
이같은 양극화 현상은 소득 불평등 정도를 나타내는 지표인 소득5분위 배율에서도 나타납니다.
수치가 클수록 양극화가 심하다는 건데, 지난해 1분기 5.18이던 수치는 올 1분기엔 5.41로 커졌습니다.
지출도 양극화…저소득층 살림살이는 더 팍팍
지출도 양극화의 징후는 뚜렷합니다.
전체 가계소비지출 자체가 1년전에 비해 6%나 줄었는데, 외출을 삼가고 집 안에 있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의류·신발은 -28%, 오락·문화는 -25.6%, 음식·숙박도 -11.2% 소비 지출이 감소했습니다.
반면, 식료품과 비주류음료 지출은 10.5% 증가했고, 통신비도 0.5% 늘었습니다.
소비를 줄이는 것은 모든 소득계층에서 마찬가지였지만 하위 20% 가구의 소비지출은 -10%나 줄었지만, 상위 20%는 3.3% 밖에 줄이지 않았습니다.
저소득층일수록 더 팍팍하게 생활을 꾸려가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가계 흑자율은 오히려 증가…웃을 수 없는 슬픈 현실
이번 통계에서 놀라운 점은 가계 흑자율이 1년전보다 무려 7.9%p나 올랐다는 겁니다.
적자보단 흑자가 당연히 좋은 기록일 텐데 이번 흑자는 그렇게 긍정적으로 볼 수 없다는게 문제입니다.
소득이 늘어서가 아니라 지출을 그만큼 많이 줄여서 억지로 만든 가계 흑자이기 때문입니다.
거리두기의 영향으로 모든 행사, 모임이 취소되고 외출과 이동을 삼가며 집 안에만 있으면서 소비가 최소화 된 건데 이는 관련 업종과 소상공인의 매출 감소로 이어지면서 경제 전체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