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때문에 스가 정권의 외교정책이 ′아베 시즌 2′가 아니겠냐는 부정적인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strong style=″font-weight:bold; font-family:initial;″>스가는 ′현실적 보수주의자′</strong>
하지만 아베와 스가가 본질적으로 다르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국립외교원 일본외교센터의 조양현 교수는 아베가 ′이념적 보수주의자′인데 반해, 스가는 ′현실적 보수주의자′라고 평가했습니다.
스가는 아베 총리와 손발을 맞춰가며 최장수 관방장관으로 일본 국내 정치를 좌지우지하면서도, 자신의 역사관이나 국가관 혹은 국가전략을 명확하게 제시한 적은 없습니다.
지한파로 분류되는 니카이 도시히로 자민당 간사장과 가와무라 다케오 한일의원연맹 간사장 등과의 친분이 있고, 한·일 관계를 중시하는 공명당과도 협력해 왔습니다.
이런 점들을 고려한다면, 스가가 큰 변화를 추구하진 않겠지만, 대화와 타협을 통해 한·일 관계를 안정적으로 ′관리′해 나가고자 할 가능성도 있다는 겁니다.
이에 따라 조 교수는 스가 차기 일본 총리가 ″과거사 문제 등에 대해 원칙을 지키지만, 징용문제 등과 관련해 갈등을 키우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습니다.
우리 외교부에서도 스가 정권이 아베 외교정책의 기조는 그대로 가져가면서도, 사안에 따라 세부적으로는 다른 접근법을 취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strong style=″font-weight:bold; font-family:initial;″>′한·중·일 정상회의′ 관계 개선 계기 될까?</strong>
한국 정부는 일본에 대해 ′투트랙 접근법′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과거사 문제는 원칙대로 협의하면서 경제와 문화 등 교류는 발전시켜나간다는 것입니다.
우리 정부는 ″대화의 문은 활짝 열려있다″고 강조해 왔는데, 한국이 의장국을 맡은 ′한중일 정상회의′가 대화의 계기가 될 거란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당초 11월 개최 예정이었지만, 코로나19 상황 때문에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는데요.
만약 대면 회의가 성사된다면 문재인 대통령과 스가 요시히데 신임 일본 총리와의 첫 한일 정상회담이 이뤄질 수도 있습니다.
회담이 성사된다면 우리가 일본을 초청하는 입장인만큼, 전문가들은 이 자리에서 최대한 긍정적인 관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합니다.
이를 위해 스가 총리 취임에 맞춰 우리 정부가 축하와 함께 적절한 대화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양기호 성공회대 일본학과 교수는 ″한중일 정상회담 등의 기회에 한일 정상이 서로 신뢰를 확인하고 출구전략을 모색할 수 있게 된다면 그것만으로도 진일보″라고 진단했습니다.
다만, 스가는 아베에 비해 외교 분야에 전문성이나 적극성이 적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내년 중의원 해산까지 남은 임기는 1년입니다. 그러다보니 스스로 한일관계를 비롯한 외교 문제에 집중할 가능성이 높지 않은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이 시기에 거꾸로 우리가 주도적인 역할을 할 필요도 있어 보입니다.
스가 차기 총리가 외교에 대해 어떤 입장을 취할지 아직까지는 불분명하지만, 단서는 있습니다.
스가 총재는 어제 오전 관방장관으로 가졌던 마지막 정례브리핑에서 정상 외교에 대한 견해를 밝혔습니다.
<i>″정상 간 개인적 신뢰는 양국간 관계를 더욱 긴밀하게 한다. 또 여러 국가와의 협의 장소 등에서 총리 스스로 협상하는 것은 일본의 입장에 대한 이해와 지지를 강하게 할 수 있다. 정상외교는 매우 중요하다″</i>
12일 기자회견에서도 ″(아베 총리의 정상외교를 칭찬한 뒤) 아베 총리의 정상 외교처럼 할 수는 없지만, 나는 나름의 외교 자세를 관철하고 싶다″고 했습니다.
′스가 나름의 외교자세′가 무엇인지는 총리 선출 뒤 기자회견에서 좀더 구체적으로 제시될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