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서혜연
일본의 코로나19 방역 정책을 이끄는 중앙부처인 후생노동성 소속 공무원들이 밤늦게까지 술판을 벌여 여론의 질타를 받고 있습니다.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고령자의 의료와 복지 업무를 관장하는 후생성 노건국 직원 23명이 지난 24일 밤 도쿄 긴자의 한 주점에서 송별회를 열었습니다.
술이 곁들여진 이날 회식은 오후 7시쯤 시작돼 일을 마친 직원들이 속속 합류하면서 자정이 임박한 시간까지 이어졌습니다.
송별회 당일은 도쿄를 포함한 수도권 4개 광역지역의 긴급사태가 해제된 후였지만, 신규 확진자가 크게 줄지 않아 도쿄도 차원에서 음식점 등 다중이용 업소에 오후 9시까지만 영업해 달라고 요청하던 상황이었습니다.
일본 정부도 긴급사태 해제 후 음주를 곁들인 모임이나 많은 사람이 참가하는 장시간 회식을 코로나19 감염 위험을 높이는 대표적인 환경으로 거론하면서, 불가피할 경우 4명 이하의 회식을 권장하는 등 국민들에게 자제를 당부하고 있습니다.
또 식당을 이용할 때는 비말 감염을 막을 수 있는 칸막이가 설치된 곳을 선택하도록 권고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후생성 공무원들이 이용한 문제의 업소는 칸막이도 설치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코로나19 방역을 담당하는 중앙부처의 공무원들이 국민들에게는 자숙해 달라고 하면서 자신들은 일탈한 모습을 보여준 셈인 겁니다.
송별회에 참가한 한 후생성 직원은 ″좋지 않은 일이라고 인식하고 있었지만, 부서를 떠나는 직원을 환송해 주고 싶었다″고 변명했다고 요미우리신문은 전했습니다.
후생성은 이번 일에 대한 비난 여론이 들끓자 ″국민에게 감염 확산 예방을 요청하는 입장에서 있어서는 안 될 일이었다″고 사죄하면서 해당 직원들에 대한 처분을 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