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정동훈
방글라데시 남부 콕스바자르 지역에 연일 폭우가 쏟아지면서 20여명이 사망하고 30만명 이상이 고립되는 등 큰 피해가 발생했습니다.
오늘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몬순 우기를 맞은 방글라데시에서 지난 26일부터 폭우가 이어졌고 특히 콕스바자르 지역에 홍수와 산사태 피해가 집중됐습니다.
현지 당국자는 ″이번 홍수로 콕스바자르 지역 주민 30만6천명의 발이 묶였고 로힝야족 난민 6명이 숨졌다″고 밝혔습니다.
난민이 아닌 현지 방글라데시인 15명도 이번 홍수와 산사태로 목숨을 잃은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콕스바자르 지역에 사는 로힝야족 난민의 수는 현재 약 100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됩니다.
2017년 미얀마의 로힝야족 약 75만명이 군 소탕 작전 등을 피해 방글라데시로 피신, 기존 로힝야족 난민이 주로 살던 콕스바자르에 정착하면서 대규모 난민촌이 형성됐습니다.
하지만 난민촌의 가옥은 민둥산 비탈에 대나무와 비닐로 얼기설기 지어져 폭우에 취약해 특히 빗물이 고이는 저지대의 경우 폭우가 내리면 고스란히 물에 잠기는 상황입니다.
난민촌 주민 로케야 베굼은 악몽 같은 상황을 겪고 있다며 ″지난 4년 동안 캠프에서 이런 홍수를 본 것은 처음″이라고 말했습니다.
유엔난민기구(UNHCR)는 난민 2만1천명이 홍수 피해를 봤고 4천여 가옥이 훼손되거나 무너졌다고 밝혔습니다.
홍수 피해가 커지자 지방 당국은 3만6천명의 로힝야 난민을 학교 등에 마련된 대피 시설로 이동시켰다고 AFP통신은 전했습니다.
기상당국에 따르면 폭우는 며칠 더 계속될 것으로 예상돼, 난민촌 상황은 더 악화할 것으로 구호단체들은 예상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홍수로 인해 간이 화장실이 넘치고 있어 콜레라 같은 수인성 질병의 유행 위험도 커지는 상황이라고 우려했습니다.
이들 난민은 협소한 공간에 밀집해서 살다 보니 코로나19에도 무방비로 노출됐고 여러 차례 큰 화재를 겪기도 했습니다.
미얀마와 방글라데시 정부는 그간 여러 차례 송환을 시도했지만, 로힝야족이 이에 응하지 않으면서 송환 작업은 제대로 진행되지 않고 있습니다.
이에 방글라데시 정부는 최근 외딴 섬에 주거 시설을 마련, 약 10만 명의 난민 이주를 추진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