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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천만' 아프리카 기니만…청해부대가 작전 지역 변경한 이유?

입력 | 2021-08-02 18:32   수정 | 2021-08-02 18:35
<strong style=″font-weight:bold; font-family:initial;″>서아프리카 기니만에 피랍된 한국 선원 4명, 두 달 만에 석방</strong>

올해 서아프리카 해상에서 발생한 두 건의 한국 선원 납치 사건이 모두 해결됐습니다.

지난 6월 1일 아프리카 기니만 인근 해상에서 조업을 하다 해적에 납치된 한국 선원 4명이 한국 시간으로 어제 저녁 10시쯤 무사히 석방됐다고 외교부는 밝혔습니다.

두 달 만에 석방된 선원들은 대체로 건강이 양호한 상태이고, 현지 공관이 마련한 안전 장소에서 보호를 받고 있으며, 행정 절차가 완료되고 항공편이 확보되는 대로 출국할 예정이라고 외교부는 전했습니다.

또 한국 선원과 함께 해적에 납치된 제3국 국적 선원 1명도 풀려났고, 현지 한국대사관 측은 이 선원의 귀환 절차를 지원할 계획입니다.

이번 사건과는 별개로 지난 5월 20일 기니만 인근 해역에서 해적에 납치된 한국 선원 1명과 외국인 선원 4명도 피랍 41일만인 지난 6월 29일 석방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strong style=″font-weight:bold; font-family:initial;″>′위험천만′ 기니만…그래도 조업 중단 못하는 이유는?</strong>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지난해 발생한 전 세계 해적의 선원 납치사건 중 서아프리카 해역에서 발생한 사건이 전체 135명의 96.3%인 130명을 차지했습니다.

악명이 높은 지역이지만 참치와 새우 등이 많이 잡히는 주요 어장인 만큼 전 세계 원양어선이 계속 몰려들고 있고, 한국인 선원들도 지난 6월 기준으로 외국 국적 선박을 포함해 20여 척에서 130여 명이 조업 중인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원래 원유와 가스를 실은 유조선, 선박을 실은 화물선과 같이 대형 선박들도 기니만을 통과해 이들을 겨냥한 공격이 많았는데, 코로나19 확산으로 선박 운항 횟수가 줄어들자 어선으로 공격 대상이 옮겨가고 있습니다.
<strong style=″font-weight:bold; font-family:initial;″>청해부대, 기니만 피랍 사건 대응 위해 작전지역 변경</strong>

코로나19 집단감염으로 조기 귀국한 청해부대 34진 문무대왕함이 통상적으로 작전하던 해역에서 벗어나 이동한 것도 이번 기니만 피랍 사건에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국방부는 지난 27일 오후 공지를 통해 ″당시 해당 해역에서 해적에 의한 선원 피랍이 올해 연 2건 발생했다″며, ″또 다른 우리 선박 피해 예방과 석방 지원 차원에서 파견을 결정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청해부대는 보통 소말리아 아덴만 해역에서 상선을 보호하고 해적을 퇴치하는 임무를 수행하는데, 한국민 피랍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이동했다는 겁니다.

일부 국회 국방위원들은 청해부대를 충분한 대책 없이 방역 상황이 열악한 곳으로 보낸 게 감염의 원인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는데, 결국 이번 납치 사건 때문에 작전 지역을 변경할 수 밖에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strong style=″font-weight:bold; font-family:initial;″>정부, 기니만 조업 자제 당부…법적 처벌 조항 도입 예정</strong>

정부는 기니만 해역에서 피랍사건이 반복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만큼 이 지역에서 조업을 자제할 것을 당부하고 있습니다.

또 이를 처벌할 수 있는 법적 근거도 마련하고 있습니다.

고위험해역에 무단으로 진입할 경우 처벌할 수 있는 조항이 도입된 ′국제항해선박 등에 대한 해적행위 피해 예방에 관한 법률′의 개정법률이 지난 7월 23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고, 오는 8월 공포해 내년 2월 발효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정부는 기니만 연안국과 국제해사기구(IMO), 기니만 해적퇴치그룹 등과 함께 해적 피해 예방을 위해 협력하겠다고도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