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홍의표

'한국형 아이언돔' 앞당기고, 대규모 한미 연합훈련도 재개

입력 | 2022-07-23 09:02   수정 | 2022-07-23 09:13
이종섭 국방부 장관은 지난 22일 오전, 2시간에 걸쳐 윤석열 대통령과 독대하며 업무보고를 했습니다. 이달 초 전군 주요지휘관 회의에서도 새 정부의 국방정책 방향이 어느 정도 제시된 바 있지만, 오늘은 이에 더해 윤석열 정부의 국방정책 세부 이행계획을 대통령에게 설명한 겁니다.

업무보고를 마친 뒤 이어진 대통령실 브리핑에서 이 장관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우리 정부의 국방 정책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에 대한 대응능력 강화, 즉 힘에 의한 평화를 구현함으로써 국민 안전을 보장하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을 향한 대응 능력을 보다 높이겠다는 것이고, 이는 ′한국형 3축 체계′ 강화로도 이어집니다.

<strong style=″font-weight:bold; font-family:initial;″>′한국형 아이언돔′ 앞당기고, ′다층 미사일 방어체계′ 구축한다</strong>

우선 3축 체계의 한 축인 한국형 미사일 방어체계(KAMD)부터 강화하기로 했습니다. 북한의 미사일에 따라 맞춰 요격해낸다는 KAMD 개념을 고려하면, 현재 15~40km 고도의 미사일은 패트리어트 미사일(PAC-3)과 천궁-2(M-SAM)으로 요격하고, 그 이상 고도는 사드(THADD)로 요격하게 됩니다. 이에 더해 중간 고도인 40~60km 고도의 미사일을 맞춰 잡기 위해, 장거리 지대공 유도무기(L-SAM)도 현재 2026년 전력화를 목표로 개발되고 있습니다.

이런 전력화 계획을 앞당긴다는 게 윤석열 정부의 복안입니다. L-SAM의 전력화를 2026년보다 앞당기고, 특히 ′사드급′으로 성능이 개량된 L-SAM 2 역시 순차적으로 개발해나가겠다는 건데요. 오늘 브리핑에 나선 이종섭 장관은 ″미사일 다층 방어의 핵심인 상층에서의 요격 능력을 갖추기 위해 최적의 방안을 조기에 결정하고 전력화해나가겠다″고 설명했습니다. 국방부 관계자는 ″L-SAM 2가 조기에 개발된다면 사드는 필요치 않지 않겠냐″는 설명을 덧붙이기도 했는데요. 궁극적으로는 이런 ′다층 미사일 방어체계′, 즉 고고도에서부터 적 미사일에 순차적으로 방어하는 능력을 갖추도록 하겠다는 게 우리 군의 계획입니다.

이에 더해 우리의 수도권을 겨냥한 북한의 장사정포에 대응한 ′한국형 아이언돔′, 즉 장사정포 대응체계(LAMD)의 전력화 시기를 앞당긴다는 방안도 국방정책에 포함됐습니다. 현재 전력화 시기를 2035년 정도로 잡고 있는데, 이를 2030년 이전으로 앞당기겠다는 겁니다. ′한국형 아이언돔′이 가동될 경우, 북한의 장사정포에 우리 장사정포 요격체계가 대응하고, 북한의 탄도미사일에 요격 미사일이 대응하면서 이른바 ′섞어쏘기′ 도발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게 됩니다.

이 밖에도 3축 체계 강화의 연장선에서, 적의 미사일을 빠르게 탐지하기 위한 군 정찰위성을 조기에 전력화하는 한편, ′대량응징보복(KMPR)′의 하나로 고성능 미사일 수량을 늘리고 특수전 부대의 침투 능력 등도 강화해나갈 예정입니다.

<strong style=″font-weight:bold; font-family:initial;″>한미 연합훈련 새 이름은 ′프리덤 실드(Freedom Shield)′‥훈련 규모도 확대</strong>

이전 정부 때 축소됐던 한미 연합훈련을 ′정상화′한다는 것 역시 윤석열 정부가 제시한 목표입니다. 기존에는 컴퓨터 시뮬레이션 방식으로 한미 연합지휘소 연습 등이 이뤄졌는데, 이를 연합항모강습단 훈련이나 연합상륙훈련 같은 연대급 이상 야외 실기동 훈련으로 규모를 키워 실시하겠다는 겁니다. 훈련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 미국의 항공모함 같은 전략무기가 동원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훈련 이름도 바뀌었습니다. 과거 ′키 리졸브·폴 이글(KR·FE)′이라고 불렀던 전반기 연합연습의 이름을 ′프리덤 실드(Freedom Shield, FS)로 바꾸기로 했고, 지난 2017년 이후 중단된 후반기 연합연습인 ′을지 프리덤가디언(UFG)′은 ′을지 프리덤 실드(UFS)′로 바꾸기로 결정했습니다. 시뮬레이션 훈련만으로는 100%의 훈련 성과를 달성할 수 없다는 데에 공감대가 형성됐고, 추가 실기동 훈련을 연계해서 하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판단이 있었다는 게 국방부의 설명인데요. 앞으로는 상반기·하반기 연합연습을 시뮬레이션과 실기동 야외훈련을 결합한 형태로 치르게 될 예정입니다.

당장 다음달부터 9월까지는 일단 소규모~대대급 규모로 연합 실기동 훈련이 재개될 예정입니다. 국내 주한미군 등과 연계해 실시하는 과학화 전투훈련단(KCTC)에서의 연합 과학화 전투훈련을 비롯해 11개 훈련이 실시되는데, 내년부터는 연대급 이상으로 연합훈련 규모가 커질 전망입니다.

<strong style=″font-weight:bold; font-family:initial;″>처음 선보이는 ′국방AI센터′‥장병 근무여건도 향상 추진</strong>

′과학기술 강군 육성′을 표방하는 윤석열 정부의 국방부가 새롭게 추진하는 건 ′국방AI센터′입니다. 현재 우리 군은 인공지능을 도입한 무인 경계체계나 무인 전투차량 같은 ′유·무인 복합체계′를 장기적인 관점에서 추진하고 있는데, 이런 인공지능 기술을 군에 적용하는 노력을 통합하기 위한 일종의 컨트롤 타워를 만들겠다는 겁니다.
이런 ′국방AI센터′를 오는 2024년까지 창설하겠다는 게 국방부의 계획인데요. 구체적으론 각 군이나 방위사업청, 국방연구기관에 나눠져 있는 AI 관련 업무를 통합하고, 민간 전문가를 센터장으로 해서 군의 유·무인 복합체계 소요를 판단하고 또 통제하는 기구로 운영하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에 더해, 국방부는 국방 분야 인공지능 연구개발 예산도 점차 확대하고, 민간 대학원 등과 연계해 1천 명 규모의 전문 인력도 양성할 예정입니다.

또 오는 2025년까지 군인 봉급을 2백만 원까지 인상하겠다는 계획과 함께, 병사 생활관을 2인 내지 4인 기준실로 개선해나가기로 했습니다. 병사 휴가와 관련해선 휴가를 산정할 때 휴일을 제외하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습니다. 간부들이 받는 각종 수당도 점차 늘려나가, 직업군인들의 복무 만족도를 늘리는 방안도 지속적으로 추진될 것으로 전망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