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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정연
[World Now_영상] "새해 만둣국 먹는다" 말했다가 인종차별 당한 한국계 美앵커
입력 | 2022-01-04 17:50 수정 | 2022-01-05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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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NBC 계열의 한 방송국에서 뉴스 앵커를 맡은 한국계 미국인 미셸 리가 누군가 보낸 음성메시지를 듣고 있습니다.
바로 새해 첫날인 지난 1일 미셸 리의 뉴스를 본 한 시청자가 방송국으로 보낸 항의 음성메시지인데요.
리 앵커를 향해 ″매우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 완전 아시아인스러웠다(very Asian). 한국적인 것은 혼자서나 하라″고 지적합니다.
리 앵커가 방송 중 미 남부의 새해 음식인 채소, 검은눈콩, 옥수수빵, 돼지고기 등의 의미를 설명하고는 ″저는 만둣국 먹었어요. 한국 사람들이 새해에 많이들 먹거든요″라고 발언한 것이 문제가 됐습니다.
이 시청자는 약 1분짜리 음성메시지에서 ″리 앵커의 말에 기분이 나빴다. 만약에 백인 앵커가 ′우린 새해에 이런 걸 먹는다′고 하면 어땠겠느냐″고 폭언을 쏟아냅니다.
리 앵커는 자신이 이 음성메시지를 듣는 모습을 찍어 SNS에 올리는 방식으로 응수했습니다.
이 영상은 소셜미디어에서 널리 퍼졌고 곧 앵커를 향한 따뜻한 응원이 쏟아졌습니다.
시청자뿐만 아니라 동료 언론인, 정치인 등이 리 앵커를 위로하고 아시아인으로서의 정체성을 응원하는 글을 잇따라 올린 겁니다.
응원 글에는 ′#완전아시아인′(#VeryAsian)이라는 해시태그도 달았습니다.
한 트위터 이용자는 ″우리가 만둣국을 먹어서 열받는다고? 아시아인은 새해 두 번 챙긴다고 하면 뭐라고 하려나″라고 했고 다른 이용자는 ″2022년엔 매일 #완전아시아인스럽게 해주세요″라고 적었습니다.
미국 보스턴 최초의 아시아계 시장이자 최초의 여성 시장인 대만계 미셸 우 시장도 리 앵커의 트위터 글을 리트윗하면서 ″나도 만둣국 먹었다! #완전아시아인스러워서 자랑스럽다″고 밝혔습니다.
리 앵커는 3일 워싱턴포스트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익명의 전화 목소리가 인종차별적이고 혐오를 드러낸다 해도 나는 감당할 수 있다″며 ″지금은 그 전화가 선물처럼 느껴진다. 사람들의 선한 모습을 볼 수 있게 해줬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자사 홈페이지에 올린 글을 통해 ″내가 이 시청자에게 직접 말을 건넬 수 있다면 진심 어린 대화를 하고 싶다. 같이 만둣국을 먹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