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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rld Now] 영국 "확진자 격리 폐지"‥"미친 짓" 과학자들 반발

입력 | 2022-02-10 10:52   수정 | 2022-02-10 10:54
<b style=″font-family:none;″>[정치적 도박인가…英 확진자 격리 `조기 폐지` 계획 논란] </b>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애초 계획보다 한 달 이르게 확진자 자가격리 규정 폐지 카드를 꺼내면서 논쟁이 뜨거워지고 있습니다.

오미크론 변이 후 급격히 불어났던 확진자수가 정점을 찍고 감소세에 접어들었지만 여전히 너무 많은 수준이라고 반론이 나오고 있습니다.

또 이번 결정이 과학에 근거했다기보다는 존슨 총리가 `파티 게이트` 위기를 탈출하려고 정치적 `도박`을 걸었다고 보는 시각도 있습니다.

<b style=″font-family:none;″>[확진자 자가격리 규정 조기 폐지…의무에서 권고로] </b>

존슨 총리는 현지시간 9일, 하원에 출석해 확진자 자가격리 규정 등 코로나19 규제 폐지 계획을 밝혔습니다.

그는 지금의 고무적인 추세가 계속된다면 자가격리 법적 의무를 포함해서 나머지 국내 규제를 한 달 먼저 없앨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확진자 자가격리 폐지는 지난달 19일 실내 마스크 착용, 재택근무 권고, 백신패스 사용 등을 골자로 하는 잉글랜드 지역 `플랜B`를 폐기하겠다고 발표했을 때 예고된 방침입니다.

영국 정부는 애초 코로나19 방역 관련 법이 3월 24일 만료되면 이를 연장하지 않는 방식으로 확진자 자가격리를 없앨 계획이었습니다.

지금은 코로나19에 걸리면 최소 5일 자가격리를 해야 하고 이를 어기면 최고 1만 파운드(약 1천60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됩니다.

3월24일이 아닌 이달 하순께 이를 권고 사항으로 바꾸겠다는 게 존슨 총리의 구상입니다.

총리실 대변인은 독감처럼 코로나19 같은 감염병에 걸리면 되도록 출근하지 않도록 권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존슨 총리는 또 21일에 `위드 코로나` 전략을 의회에 제출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여기엔 검사센터를 축소하고 무료 신속검사를 필수요원, 학교, 병원 등에만 허용하는 등의 방안이 들어갈 것으로 보입니다.

총리실 대변인은 ″우리는 엔데믹(endemic·주기적으로 발생하거나 풍토병으로 굳어진 감염병)으로 진입하고 있으니 그에 맞춰 조정하는 것이 옳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이날 발표에 관해 백신 접종에 적극 나선 영국 국민의 노력 덕분이라고 평가했습니다.
<b style=″font-family:none;″>[하루 확진 6만명대…″실제론 더 많아″]</b>

9일 기준 영국의 일일 신규 확진자는 6만8천여명으로 지난달 4일 약 22만명에 비해선 크게 줄었습니다.

최근 7일간 신규 확진자는 모두 48만5천명으로 이전 7일간에 비해 23% 감소했습니다.

사망자는 9일 276명으로 확진자 급증세에 비해선 크게 늘지는 않았습니다.

작년 1월엔 하루에만 1천800여명이 사망한 적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하루 확진자 수의 절대 수치가 여전히 너무 클 뿐 아니라 실제 감염은 이보다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는 점입니다.

최근엔 아예 검사를 안 받거나 양성 판정을 보고하지 않는 경우가 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날 영국 통계청(ONS)이 발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이달 첫주 잉글랜드에서는 19명 중 1명꼴인 약 280만명이 코로나19에 감염돼 한 주 전(약 260만명)보다 늘었습니다.

<b style=″font-family:none;″>[″이건 미친 짓″..과학자들 반발] </b>

`플랜B`에 반발해 각료직을 사임했던 보수당 프로스트경은 존슨 총리의 계획을 크게 환영했지만 전문가들 사이에선 우려하는 반응이 쏟아졌습니다.

ITV 뉴스의 로버트 피스턴 정치 에디터는 코로나19 정책에 조언하는 과학자 중에 자가격리 조기 폐지에 관해서 아는 사람이 없었다고 주장했습니다.

영국 백신 접종 및 면역 공동위원회(JCVI) 소속 과학자 등의 반응은 ″이건 정치잖아″였다고 그는 전했습니다.

리즈대 바이러스학자인 스티븐 그리핀 박사는 스카이뉴스 인터뷰에서 ″미친 짓이다.

공중 보건의 근본 원칙을 모두 위배한다″며 병약한 사람, 노인, 아직 백신을 안맞은 학생들에겐 괜찮지 않다고 지적했습니다.

런던 퀸 메리대 전염병학자인 딥티 구르다사니 박사는 코로나19 감염 후유증(롱코비드)이 가벼운 질환이 아니라는 점을 언급하며 코로나19와 독감을 비교할 순 없다고 말했습니다.

이스트 앙글리아 의대의 폴 헌터 교수는 ″(감염 검사에서 검출되지 않아) 스텔스 오미크론으로 불리는 오미크론 변이의 하위 유형 BA.2 사례가 늘어나는 상황을 감안하면 너무 이르고 약간 도박이다″라고 평가했습니다.

리딩대 미생물학 사이먼 클라크 교수도 ″아주 용감하거나 아주 멍청하게 보일 수 있는 실험″이라고 혹평했습니다.

정부 과학 고문인 피터 오픈쇼 교수는 BBC에 ″팬데믹이 끝났다고 보면 완전히 틀렸다″며 ″다른 변이가 있을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혈액암 협회와 같이 감염에 취약한 집단과 단체에서도 존슨 총리의 방역 규제 조기 해제에 반발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