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김지경
미국 언론이 베이징 동계 올림픽을 계기로 부각된 한국의 반중 정서를 집중 보도했습니다.
워싱턴포스트(WP)는 현지시간 18일 ′올림픽이 한국과 중국 사이 골 깊은 균열을 악화시키고 있다′는 제목의 기사로 올림픽 기간 국내 젊은층을 중심으로 퍼져가고 있는 반중 분위기를 다뤘습니다.
신문은 ″국제적인 축제의 장이 두 이웃 국가의 역사·문화, 정치적 긴장으로 변질되고 있다″며 올림픽 개막식에 한복이 등장하며 불붙기 시작한 중국에 대한 한국 내 비판 기류를 전했습니다.
이어 황대헌과 이준서 선수가 남자 쇼트트랙 1천 미터 준결승에서 석연치 않은 판정으로 탈락하며 반중 정서가 최고조에 달했고, 서울에서 시위대가 중국 국기를 손으로 찢고 한류의 중심인 BTS팬들이 쇼트트랙 선수들을 옹호했다고 소개했습니다.
신문은 특히 인터넷과 SNS를 통해 여과되지 않은 비방이 실시간으로 전해지며 젊은층을 중심으로 두 나라의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고, 한국에선 청년층 표심 공략을 위해 대선 주자들까지 앞다퉈 중국을 비판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같은 최근 반중 정서는 냉전 시대 공산주의 중국에 대한 기성 세대의 반감과는 결이 다르고, 끝없는 경쟁에 내몰린 한국의 젊은이들이 ′공정′이라는 화두를 토대로 중국의 반칙에 격렬한 분노를 표출하는 것이라고 해석했습니다.
신문은 그러나 ″중국은 한국의 최대 수출·수입국이고, 북한을 억제하기 위해 동맹인 중국의 역할이 필요하고, 중국 역시 미국에 대항해 아시아에서 영향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한국과 갈등은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