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홍신영
지난해 금리 상승과 주식·부동산 시장 부진으로 가계가 자산투자와 대출을 줄이고, 여윳돈을 주로 예금에 넣는 현상이 뚜렷해졌습니다.
한국은행이 오늘 공개한 ′자금순환′ 통계에 따르면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지난해 순자금 운용액은 182조 8천억 원으로 집계됐습니다.
순자금 운용액은 각 경제주체의 해당 기간 자금 운용액에서 자금 조달액을 뺀 값으로, 2021년과 비교해 35조 9천억 원이 늘었습니다.
그만큼 가계 여윳돈이 증가했다는 의미입니다.
이에 대해 문혜정 한은 자금순환팀장은 ″소비가 대면서비스를 중심으로 늘었지만, 소득이 크게 증가하면서 금융자산으로 가계 자금을 운용한 규모가 전년보다 커졌다″고 설명했습니다.
부문별로 보면, 가계의 국내 지분증권 및 투자펀드가 1년 사이 95조 9천억 원에서 18조 6천억 원으로 급감했습니다.
반면 가계 저축성 예금은 82조 2천억 원에서 182조 9천억 원으로 크게 증가했습니다.
이와 함께 가계는 지난해 총 80조 6천억 원의 자금을 조달했는데, 이는 전년보다 112조 8천억 원이 줄어든 수치입니다.
문 팀장은 ″대출금리 상승, 대출규제, 부동산 부진 등의 영향으로 가계 대출이 많이 줄었다″고 말했습니다.
반면 기업의 경우, 작년 순조달 175조 8천억 원으로 1년 전보다 109조 5천억 원이 더 늘었습니다.
이는 해당 통계가 시작된 2009년 이후 가장 많은 순조달액으로 그만큼 사정이 어려운 기업이 지난해 많은 자금을 끌어 썼다는 얘기입니다.